육아 혼자하기 힘들죠? 아이 함께 키워요… 서울시 부모커뮤니티 인기
입력 2012-12-20 22:16
서울 성산동에 사는 류묘선(34)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네 살배기 아들을 키우는 평범한 주부였다. 2006년 임신과 동시에 직장을 관둔 이후 류씨의 하루는 집안일과 육아가 전부였다. 류씨는 “아기를 데리고 갈만한 곳이 없어 집에만 있었고, 그러다보니 내가 사회에서 떨어져나간다는 두려움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여름, 동네 주부들 사이에서 “아이를 데려와도 마음이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모였다. 뜻 맞는 주민들끼리 일정 금액을 출자해 그해 7월 공사를 시작했고, 지난 1월 마침내 성산동 마을 골목에 ‘와글와글 작은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1년 동안 손재주 좋은 주부들이 모여 만든 인형극 모임 ‘소극단 무니에까’, 부모들이 돌아가면서 아이들에게 독서 지도를 해주는 ‘책이랑 놀자’, 바쁜 주부들끼리 반찬을 나눠 먹는 ‘미녀쉐프’ 등 다양한 소모임이 생겨났다. 그 결과 지난 8월엔 서울시의 부모커뮤니티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지원금 500만원을 받았다.
20일 시에 따르면 와글와글 도서관 외에도 현재 서울 시내엔 취약계층·다문화 학부모 모임을 비롯해 문화활동·자녀교육 모임 등 1000여개의 부모커뮤니티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활동이 활발한 곳은 370여개다. 노원구 성장부모 도자기모임, 송파구 민들레씨, 서대문구 아이들이 행복한 서대문 동네한바퀴 등의 모임이 대표적이다. 시는 올 한 해 부모커뮤니티 203개에 대해 6억9200만원을 지원했다.
류씨는 “외롭게 아이만 키우던 주부들이 모임에 나와서 같은 처지의 엄마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삶에 대한 자신감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시는 부모커뮤니티 간 정보공유와 다양한 모임 활성화를 위해 홈페이지(www.seoulparents.kr)를 열고 온라인 컨설팅 및 정보를 제공한다고 이날 밝혔다.
조현옥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부모커뮤니티사업이 지역 마을공동체 활동사업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부모 교육 및 지원을 꾸준히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