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광주 유통시장 장악에 중소상인들 위기감
입력 2012-12-20 20:12
특정 유통업체가 광주지역 유통시장을 장악할 조짐을 보여 다른 유통업체와 중소상인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표 참조)
광주시는 20일 “롯데 측이 2007년 6월과 2009년 말 향토기업인 빅마트의 광주시내 매장 10여곳을 잇따라 인수한 것을 계기로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였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가파른 상승세에 안주하지 않고 내년에는 첨단2지구와 운암동에 창고형 대형마트의 추가 출점을 준비 중이다.
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광천동 버스종합터미널 부지를 넘겨받아 대인동 롯데백화점과 별도의 초대형 유통시설을 신축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 측은 이 곳에 세계 최대 유통시설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부산 센텀시티를 능가하는 백화점과 마트 등을 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측은 현재 광주에만 월드컵점 등 매장면적 3000㎡ 이상의 대형마트 4곳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다 빅마트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했거나 신규 개업한 기업형슈퍼마켓(SSM) 14곳도 활발히 영업을 하고 있다.
18곳에 달하는 롯데 매장의 전체 면적은 7만667㎡(롯데마트 4만9237㎡, 롯데슈퍼 2만1430㎡)로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5만7520㎡(8곳), 홈플러스 4만9981㎡(3곳) 등 쟁쟁한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광주·전남지역 마트와 SSM 등 50곳의 매출 합산액은 2조9525억원(롯데마트·홈플러스 11월 국회에 자료제출 거부)이고, 이 가운데 롯데 측 유통점 매출이 ‘통합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중소상인살리기광주네트워크와 광주슈퍼마켓협동조합 등은 “광주광역시가 롯데광역시가 될 판이다”며 롯데 유통 점포의 추가 입점을 막기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롯데가 대규모 주택단지인 첨단2지구 등에 창고형 할인매장 ‘VIC마켓’ 2곳을 추가로 문을 열 경우 광주는 ‘롯데왕국’으로 전락하고 도심 전역의 도소매업체가 치명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광주네트워크 김용재 집행위원장은 “롯데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SSM 등으로 광주 상권을 독식하다시피 하는 상황”이라며 “창고형 매장의 출점 중단을 약속할 때까지 소비자 불매운동 등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