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개막] 전국 지역별 득표율 보니… 수도권서 0.4%P 차 선방, 朴 승리 발판됐다

입력 2012-12-21 00:24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과반 대통령’이란 기록을 세운 건 당초 경합지역으로 분류됐던 곳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득표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5∼10% 포인트 뒤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실제론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후보와 비슷한 득표율을 얻었다. 18대 대선에선 투표율과 관련된 여러 통설이 깨졌고 ‘5060세대’의 결집이 당락을 갈랐다.



◇수도권 동률로 ‘과반’ 달성=박 당선인은 수도권 득표율 49.6%로 50.0%의 문 전 후보와 불과 0.4% 포인트, 5만7849표 차로 선방했다. 서울에서는 48.18%를 득표해 문 전 후보(51.42%)에게 뒤졌다. 박 당선인은 용산, 서초, 강남, 송파, 강동 등 5개 구에서만 승리했다. 그러나 인천에서 51.58%, 경기에서 50.43%를 얻어 문 전 후보를 앞섰다. 서해 5도가 속해 있는 인천 옹진군(71.91%)과 경기 북부(연천 65.32%, 포천 63.78%, 동두천 59.18%) 등 접경지역 압승이 주효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과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따른 안보 불안이 가져온 결과로 보인다. 민주당 현역 의원이 버티고 있는 경기 구리·남양주, 인천 남동구 등에서도 과반 득표했다.

4·11 총선에서 지역구 3곳을 모두 민주당이 석권한 제주와 민주당 소속 최문순 지사가 있는 강원에서도 박 당선인은 각각 50.46%와 61.97%를 득표해 문 전 후보를 눌렀다. 제주 표심을 얻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공식은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야당세가 강한 부산 사상·북·사하에서도 문 전 후보는 완패했다. 여기에다 호남에서 박 당선인이 두 자릿수 득표율인 10.5%(광주 7.76%, 전남 10%, 전북 13.22%)를 얻은 것도 기록이다.

◇연고지 득표율 보니=박 당선인은 고향인 대구에서 80.14%의 득표율로 압승했다. 특히 출생지인 삼덕동이 포함된 중구 득표율은 82.89%로 대구 8개 구·군 중 최고였다. 지역구 의원을 지낸 달성군도 82.87%의 지지를 보냈다. 아버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경북 구미에서 80.34%, 어머니 고(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에서도 64.49%를 얻었다. 서울 삼성동 자택이 있는 강남구에서도 60.14%를 획득했다. 반면 문 전 후보는 연고지 덕을 별로 보지 못했다. 지역구인 사상구에서도 득표율 43.89%로 박 당선인(55.81%)에게 밀렸다. 출생지인 경남 거제에서는 44.06%, 자택이 있는 양산 40.76%,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김해 47.49%로 모두 2위에 머물렀다. 이 지역이 새누리당 텃밭임을 감안하면 선전했지만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 문 전 후보 부인 김정숙씨의 고향인 인천 강화군 역시 29.51% 득표율로 크게 졌다.

◇‘2030 결정론, 5060이 뒤집었다’=방송 3사 출구조사의 연령별 투표율을 보면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89.9%와 78.8%의 투표율로 박 당선인의 승리를 견인했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진영 후보가 승리한다’는 통설이 깨진 것도 이 때문이다.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당시 40대, 지금의 50대가 대거 투표장에 간 건 참여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반면 진보 성향의 20대 투표율은 65.2%에 그쳤다. 문 전 후보는 20대 65.8%, 30대 66.5%, 40대 55.6%의 지지를, 박 당선인은 50대 62.5%, 60대 이상 72.3%의 지지를 받았다. 실제 연령별 투표율은 선관위가 한두 달간의 집계를 거쳐 발표한다.

한편, 젊은층의 참여가 높은 재외국민·부재자 투표에서는 박 당선인이 각각 42.6%, 46.0%에 그쳐 문 전 후보에게 뒤진 것으로 집계됐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