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개막] 文에 전화 “앞으로 협력·상생 정치하자” 선대위 오찬 “국민행복 그냥 한말 아냐”
입력 2012-12-20 22:03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오후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치열하게 선거를 치렀지만 다 국민의 삶을 위해 일할 수 있게 선택받고자 함이 아니었겠느냐”며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에 문 전 후보는 “박 당선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 제가 당을 책임지고 끌어갈 수는 없겠지만 민주당이 정파와 정당을 넘어서 국정에 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박 당선인은 중앙선대위 관계자 50여명과 오찬을 하며 “제가 이번 선거를 ‘마지막 정치여정’이라고 한 건 그냥 한 얘기가 아니다. 국민행복시대도 그냥 선거 구호가 아니다. 진심이 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가 어려웠을 때 ‘정치공학적으로 해라’ ‘전략적으로 하면 선거에서 몇 % 이긴다’ 등의 얘기가 있었지만 듣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인간적 애정이 없는 것 아니냐”며 “저는 국민을 만나고 눈 맞추고 얘기하면서 쌓인 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오전 8시45분쯤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와 승합차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자택 앞에는 전날 밤부터 무장 경찰이 경계를 섰고, 청와대 경호팀도 투입돼 당선인 경호에 들어갔다. 오전 9시쯤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해 황우여·김성주·정몽준·이인제 공동선대위원장 등과 함께 현충탑에 헌화한 뒤 분향했다. 이어 여의도 당사로 이동해 대국민 당선 인사를 하며 국정운영 포부를 밝혔다.
오전 10시50분쯤엔 지난 2일 강원 유세 중 교통사고로 숨진 이춘상 보좌관이 안치된 경기도 고양시 하늘문 추모공원을 찾아 부인 이은주씨를 만났다. 박 당선인은 “헌신적으로 보좌해주셨는데 그 결과를 끝내 보지 못하게 돼 너무나 마음이 안타깝고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또 비치된 카드에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편안한 곳에 가셔서 영원한 축복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2012. 12. 20. 박근혜’라고 적었다.
같은 사고로 숨진 김우동 홍보팀장의 고양시 청아공원 납골당도 찾아 참배했다. 김 팀장 부인 서은희씨에게는 “가장 힘든 시간을 같이해주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주셔서 우리가 말씀을 많이 따랐다”며 “(김 팀장의) 선친께서 KAL기 기장으로 유명을 달리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두 분이 모두 나라를 위해 희생되셨다고 하니 더욱 가슴이 아팠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