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급성중이염 항생제 남용 심각… 동네의원 대학병원 2배 사용

입력 2012-12-20 19:12

고막 주변에 염증이 생기는 급성중이염을 앓는 어린이에 대한 항생제 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네의원은 대학병원에 비해 항생제를 2배가량 쓰는 것으로 조사돼 항생제 처방을 줄이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올 1∼6월 전국 의료기관 7649개를 대상으로 항생제와 부신피질호르몬제(스테로이드제) 사용 적정성 평가를 처음으로 실시한 결과, 15세 미만 유·소아 급성중이염 항생제 처방률이 88.67%로 조사됐다고 20일 밝혔다. 의원급의 처방률은 89.15%로 상급종합병원(49.94%)보다 훨씬 높았다.

평가 의료기관 가운데 급성중이염 진료 횟수가 30회가 넘는 4321곳 중 항생제 처방률을 기준으로 1∼5등급을 매긴 결과, 65.8%(2843곳)가 항생제 처방률 4∼5등급(85∼100%)을 받았다. 반면, 항생제 처방률 1등급(65% 미만)을 받은 기관은 전체의 8.3%(357곳)에 그쳤다.

급성중이염에 권고되지 않는 스테로이드제를 처방하는 비율도 8.04%나 됐다. 스테로이드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얼굴이 달덩이처럼 변하는 ‘문 페이스(moon face)’나 골다공증·수면장애·당뇨병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