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개막] 새누리 선대위 해산… 당권, 일단 황우여 체제로

입력 2012-12-20 19:13

대통령 당선인을 배출한 새누리당이 ‘전시(戰時) 상황’을 해제했다. 18대 대선을 승리로 이끈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20일 해산했고 당권은 다시 최고위원회로 돌아갔다.

일단 지난 5·15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황우여 대표가 안정적으로 임기를 이어가면서 긴밀한 당·청 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3.6% 포인트 득표율 차이로 승부가 갈린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은 새누리당 최초로 호남지역 두자릿수 득표율을 얻었다. 이 지역에서 사실상 상주하며 선거를 치른 황 대표의 공로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황 대표는 또 지난해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 강력한 서민정책 드라이브를 걸었고, 작년 말 홍준표 전 대표가 물러났을 때는 박 당선인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까지 전폭적으로 협력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선대위 해단식에서 주요 당직자들에게 “민생을 잘 챙겨서 시대교체를 이뤄나갈 준비를 지금부터 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과 ‘박근혜 민생정부’의 초반 밀월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황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국가의 틀이 새로 짜이는 판국에 당권도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황 대표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합류하고 2014년까지 예정된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 지도부가 개편되면서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경우에는 5년 뒤를 바라보는 차기 대선 주자들이 대거 당권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당 운영을 통해 리더십을 검증받고 국민적 인지도를 확보한 뒤 대권가도로 질주하는 각본이다.

우선 당내 경선에 나섰던 인사들이 가시권에 들어온다.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김태호 의원 등이다. 정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박 당선인을 적극 도왔다. 친이명박계 좌장인 이 의원은 친박근혜계 일색인 당내에서 쇄신을 명분으로 내세울 수 있고, 김 의원은 50세에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되며 일찌감치 잠룡으로 자리매김했다. 경선에서 2위를 한 김문수 경기지사는 임기가 2014년 끝나는 만큼 당장 당권에 도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와 함께 선대위에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군기반장’ 노릇을 톡톡히 했던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과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주도했던 ‘젊은 5선’ 남경필 의원의 전대 출마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아울러 나경원·원희룡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차세대 그룹도 꾸준히 입에 오르내린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