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이 미국인에 입양 금지”… 러시아 하원 압도적 통과

입력 2012-12-20 19:03

미국인들의 러시아 아이 입양을 금지하는 대미(對美) 인권 법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러시아 하원을 통과했다고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양아버지가 더운 날 자동차에 가두는 바람에 숨진 러시아 입양아의 이름을 딴 ‘디마 야코블레프 법안’이다.

법안은 또 러시아인에게 범죄를 저지르거나 권리를 침해한 미국인의 명단을 작성해 이들을 제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명단에 포함된 미국인은 입국이 금지되고, 러시아 내 보유한 자산이 동결된다. 법안은 오는 21일 심의를 거쳐 상원으로 넘겨지며, 상원을 통과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다.

이는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채택한 인권 법안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추진됐다. 러시아는 미국의 인권법 채택이 내정 간섭이라는 입장이다. 2008년부터 러시아 고위 공무원이 연루된 대규모 비리를 파헤치다 정치적 보복으로 이듬해 모스크바 구치소에서 숨진 세르게이 마그니츠키 변호사의 이름을 딴 법안은 사건과 관련된 인물은 물론 친척까지도 미국이 제재한다는 게 골자다.

미국의 유럽 미사일 방어(MD)망 구축 문제로 심화된 양국 갈등은 인권법 채택으로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