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10조엔 추가 공급… 자민당 “재정지출 상한 철폐”

입력 2012-12-20 19:03

경기부양을 위해 무제한 돈을 찍어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의 총리 취임을 앞두고 일본은행이 추가적인 금융완화에 나섰다.

일본은행은 20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 국채 등 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 자산매입기금을 현행 91조엔에서 101조엔으로 10조엔 늘리기로 했다.

지난 9월 10조엔, 10월 11조엔을 늘린 데 이어 다시 10조엔을 증액한 것은 아베 총재의 ‘무제한 금융완화’ 압박에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정책금리가 제로에 가깝고 인플레이션 목표를 1%로 삼아 지속적으로 돈을 풀어 시중에 자금이 풍부하다며 금융완화에 부정적이었다.

일본은행은 또 정책금리는 0∼0.1% 수준에서 동결하고, 금융기관의 대출을 유도하기 위해 연간 15조엔의 ‘대출지원기금’도 설정키로 했다. 이 돈은 금융기관의 민간대출 증가액만큼 저리의 정책자금을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것으로 금리는 연 0.1%, 대출기간은 최장 4년이다.

앞서 아베 총재는 18일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와 만나 인플레이션 목표를 1%에서 2%로 상향하는 내용의 금융완화 방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협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조치와는 별도로 자민당은 2013회계연도 재정 지출 상한을 없애기로 했다. 공격적 경기부양에 나서겠다는 의사다. 자민당은 선거에서 3% 이상의 명목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제시했었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이 237%에 달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자민당은 또 내년 3월 말 종료되는 2012회계연도용으로 최대 10조엔의 추경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