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차린 美총기협회 상술… 실제크기 어린이용 장난감 소총·고무탄총 판매 논란

입력 2012-12-20 19:03
미국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참사 이후에도 전미총기협회(NRA)가 홈페이지를 통해 어린이용 장난감 소총을 판매하고 있어 논란이다.

NRA 홈페이지에는 어린이들을 위해 실제 크기와 같은 ‘1938년형 데이지 레드 라이더 BB탄 사냥총’과 서부개척시대에 사용됐던 권총 모양의 ‘매그넘 고무탄총’을 팔면서 “모든 아이들이 갖고 싶어하는 꿈의 장난감”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BB탄 사냥총은 나무와 쇠로 만들어져 실제 총과 거의 유사하고 사거리도 180m에 이른다.

뉴저지 일간 스타레저 신문은 19일(현지시간) “심지어 유아들을 위한 NRA 모자와 티셔츠까지 파는 것에 경악했다”고 비난했다.

어린이용 방탄 가방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어린이용 방탄 배낭 제조업체인 ‘수정헌법 2조’는 19일 “지난 주말 이후 판매량이 평소에 비해 10배나 뛰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인 ‘벌릿 블락커(총알 막이)’도 “매출이 40% 늘었다”고 밝혔다.

권총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어린이용 방탄 배낭 가격은 150∼300달러다. 만화 주인공 그림도 그려져 있다.

CBS방송은 공격용 총기 매출도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총기 판매가 규제될 것에 대비한 것이다. 대형 총기사고가 총과 관련된 제품의 매출을 올려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조 바이든 부통령을 중심으로 총기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달 안으로 내각과 외부 단체가 협력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면 지체 없이 밀어붙일 작정”이라며 “워싱턴 정치권의 다른 위원회처럼 6개월에 걸쳐 보고서를 만들면 한 번 읽고 치워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를 향해서도 6년 동안 공석인 주류·담배·무기 담당국장을 내년 초 임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NRA의 반대에 대해 그는 “NRA 회원들도 어머니이고 아버지”라며 “총기 소유자들도 극소수 무책임한 자들이 전쟁 무기를 사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