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대통령’ 교계 반응 “어머니같은 심정으로 약자 보호… 교회 여성의 권익신장 계기될 것”

입력 2012-12-20 21:15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을 가장 반기는 단체 중 한 곳은 한국교회의 여성단체들이다.

주선애 전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20일 “첫 여성 대통령 선출은 한국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한 교회 여성의 권익과 제도 개선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여성 목회자나 교회 여성도에 대한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시대적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교회 여성에 대한 한국 교계의 홀대와 차별은 꾸준히 지적되어 온 문제다. 지난달 장로회신학대가 신대원을 졸업한 여학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가 ‘목회 현장에서 차별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 목회자 수가 국내 전체 목회자 수의 약 10%(1만 여명)에 달하고 있지만, 예장합동 및 침례교단 등은 여전히 여성목사 안수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여성 총대 수 역시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일부 교단을 제외하고 전체 총대 수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대다수다. 한국기독여성모임과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등 기독여성단체들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교단장 등 교계 지도자들이 교회 여성들에 대한 교회 내 차별을 철폐하는 데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여성뿐만 아니라 교계 사회복지 및 선교단체들도 첫 여성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피력했다.

김종생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사무총장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후보 때 다문화가정과 여성들, 맞춤식 복지에 대한 정책 공약을 내세웠다”면서 “실질적인 지원에 앞서 어머니 같은 심정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부터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한정국 사무총장은 “박 당선인은 종교의 긍정적 역할, 특히 기독교가 세계 곳곳에서 선교와 더불어 펼치고 있는 섬김 활동에 대해 선한 영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대표적인 진보 교단으로 꼽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나홍균 목사는 이날 박 당선인에게 보내는 공개 서신에서 “국민의 모든 삶 속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역사가 이뤄지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도 논평을 내고 “우리 사회에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함에 있어서 최대한 민의를 수렴하고 민주적 절차를 충실히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재찬 최승욱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