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대통령 & 성경속 여성 지도자 리더십

입력 2012-12-20 21:15


聖書로 본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 당선인의 시대적 소명 / 인애·진실·희생·절제·하나님 사랑…

대한민국에도 ‘여성 리더십’ 시대가 열렸다. 이는 부드럽고 온화한, 때로는 강단 있는 어머니와 같은 리더십으로, 군림하는 ‘보스형 리더십’과 구별된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탄생으로 다시 조명되고 있는 여성 리더십을 성경 속 여성 지도자들의 면면을 통해 재조명해봤다.

숭실대 교목실장인 김회권 목사는 20일 “성경 속에 등장하는 여성 지도자들은 위기의 순간마다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남성 중심의 호전적이고 경쟁적인 리더십을 극복하는 대안적 지도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경에서 대표적인 여성 지도자로 꼽히는 인물은 에스더다. 페르시아의 황제 아하수에르 치하에서 유대인들을 학살하려는 음모로부터 동족 유대인을 구출한 여성 지도자다. 그녀는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포기하고 학살 위기에 내몰린 민족을 위해 굴욕과 고난당하는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결국 ‘죽으면 죽으리라’는 결단으로 나라를 구해낸 지도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드보라는 뿔뿔이 흩어진 이스라엘 지파들을 하나의 목표 아래 결집시키고 스스로 위험한 전장으로 내달렸던 살신성인의 지도자상을 보여준다. 두려움과 분열주의를 극복하는 여걸형 지도자로 손꼽히는 이유다. 한나는 자신의 개인적 불행(불임), 즉 개인적 슬픔과 원한을 공적인 지도력의 에너지로 승화시킨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절망 속에서 인애와 진실로 하나님과 사람을 감동시킨 나오미와 룻은 지도자들이 본받아야 할 성경 속 여성들이다.

성경 속 여성 지도자들의 리더십은 그 정신을 이어받은 크리스천 여성 리더들을 통해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구현되고 있다.

목사의 딸이자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58). 그의 신앙 스토리를 담은 ‘그리스도인 앙겔라 메르켈’(한들출판사)에 따르면 그는 “하나님의 사랑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참된 목적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수시로 고백한다. 정치 현장에서 수많은 논쟁을 맞닥뜨릴 때마다 메르켈 총리는 성경 말씀을 비롯한 기독교적 가치를 인용, 국민과 당원들을 설득한다. 독일교회 프레스센터 폴커 레징 편집주간은 “메르켈 총리는 정치 현장에서 기독교의 숭고한 가치를 행동으로 구현하고 있다”고 말한다.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도 대표적인 기독 여성 지도자다. 독실한 감리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이어온 경건한 신앙생활을 통해 자성과 절제, 근면과 성실, 자립을 강조하는 프로테스탄트적인 윤리의식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이 같은 기독교적 가치는 훗날 영국경제를 회생시킨 그의 대표적인 정책 ‘대처리즘’의 정신에도 묻어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역시 대표적인 크리스천 여성 리더로 빠지지 않는다.

김 목사는 “현 시점에서 탄생한 첫 여성 대통령의 시대적 소명은 화해와 치유”라며 “모성적 온건 리더십을 통해 동서(지역 분열)와 남북(분단 상황) 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국민 대통합을 이루는 데 헌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