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개혁 수위 어디까지…” 촉각 警 “수사권 독립 우군” 기대
입력 2012-12-20 21:36
검찰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일단 안도했다. 박 당선인이 대선 기간 고강도 검찰 개혁을 강조했으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비해서는 온건하고 점진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경찰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서 검찰보다 유리한 상황이라는 경찰 내부 분석이 나온다.
◇검찰, 긴장 속 안도=박 당선인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상설특검제 및 특별감찰관제를 공약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에는 반대했다. 대검찰청 고위 간부는 20일 박 당선인의 검찰 개혁안에 대해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지 않나. 정치권이 나서서 할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만큼 수세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다. 다만 검찰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한 부장검사는 “검찰 개혁이 국민들의 요청인 만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공약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검찰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박 당선인은 그간 여론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우려했다.
검찰은 이미 내부적으로 인수위 논의에 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개혁안 논의에 대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인수위가 꾸려지면 파견 검사를 정할 예정이다. 대검 차장급 간부는 “평소에는 파견 검사가 보조적인 역할을 했는데 이번에는 검찰 개혁안 논의 때문에 역할이 클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은 개혁안 논의 과정에서 새누리당 내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 권영세 전 의원 등 검찰 출신 인사들의 측면 지원을 기대하는 눈치다.
◇경찰, 기대 속 관망=경찰청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문제와 관련해 박 당선인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검찰보다 경찰에 우호적인 입장이었다”며 “박 당선인은 ‘빈’ 공약을 내거는 후보가 아니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새 정부 초기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인력 증원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박 당선인은 늘어나는 강력범죄에 비해 경찰인력이 부족하다고 보고 경찰 인력 2만명 증원을 약속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 당선인은 부족했던 경찰 인력 증원과 보수 현실화에 대해서도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경찰 내부에서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경찰청은 박 후보의 당선에 한숨 돌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국정원 여직원의 문재인 후보 비방댓글 의혹 수사과정의 잡음 때문이다. 중간 수사 결과를 급하게 발표해 야권으로부터 대선 개입이란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 후보가 당선됐다면 수사 결과 발표를 지시한 김용판 서울청장은 옷을 벗게 됐을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
강주화 이용상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