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나자 ‘장바구니 물가’ 들썩… 두부·콩나물도 10%까지 뛸 듯
입력 2012-12-20 21:32
대선이 끝나자마자 물가 인상이 시작됐다. 서민들의 연말 연초 물가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그간 억제됐던 식품가격 인상이 신선식품, 주류 등 전반에 걸쳐 잇따르고 있다.
우선 라면, 빵 등의 주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오른다. 동아원은 21일부터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8.7% 인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업소용 포장제품(20㎏)을 기준으로 중력 1등급은 1만6600원에서 1만8150원으로, 박력 1등급은 1만5850원에서 1만7330원으로 모두 9.3% 오른다. 빵을 만드는 데 쓰이는 강력 1등급은 6.2% 인상된다. 다른 업체들도 연달아 밀가루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도 밀가루 제품 가격을 연내 인상할 예정이다.
밀가루 가격이 오름에 따라 라면, 빵 등의 제품 가격도 인상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밀가루값이 오르면 빵값 등은 자연적으로 오르는 것이 순서였다”며 “서로 눈치를 보고 있던 업체들이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부와 콩나물 등도 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다. CJ제일제당은 조만간 두부·콩나물·조미료 등 제품의 가격을 10%가량, 풀무원도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7∼10%가량 올릴 방침을 정하고 유통업체와 협의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22일부터 소주 출고가격을 8.19% 인상한다고 밝혔다. 4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원료비, 포장재료비, 물류비 등이 올라 가격 인상 요인이 17.35%에 달했으나 최대한 원가절감과 내부흡수 등을 통해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곡물 가격이 인상에도 서민 장바구니 물가를 감안해 가격 인상을 자제해 왔지만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 압박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대선 직후 가격 인상에 나서는 업체도 있지만 일부 업종의 경우 원가 상승 부담으로 중소 식품업체들의 경우 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권 교체기를 이용해 가격 인상 봇물이 터지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