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개막] 한국-중국 “우호 관계 속 북한 변수”
입력 2012-12-20 18:54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0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끄는 차기 정부에서 한국과 중국은 기본적으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남북한 문제가 한·중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찬룽(金燦榮)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박 당선인은 지난 2008년 초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인 특사단장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등 중국에 대한 이해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과 한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차기 정부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한국의 차기 정부가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국가라도 외교 상대국과 친소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한·미 동맹을 맺었다고 해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훼손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과 북한 사이에 긴장이 조성되면 한·중 관계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중국으로서는 한반도의 안정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지도자가 바뀐 상황에서 한국이 동북아 문제의 핵심인 남북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가는지는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기 정부의 대북한 정책은 이명박 정부에 비해 큰 방향에서 좀 더 온화해질 것으로 본다”며 이에 따라 남북 관계에 ‘새로운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오후지(趙虎吉) 중앙당교 교수는 한국 차기 정부가 유연한 대북 정책을 펼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한·미 동맹에 따라 한·중 관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즉 한·미 동맹이 모든 분야에서의 전면적인 동맹으로서의 성격을 띤다면 중국으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동맹이 북한에 대응해 한반도에 국한되는 것이냐, 그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냐는 중요한 문제”라며 후자의 경우 동북아에 긴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으로서는 ‘아시아 귀환’을 외치는 미국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북한도 비대칭 전략에 매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