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개막] 한국-일본 “中견제 위해 협력 필요”

입력 2012-12-20 18:53


보수 색채인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경색국면을 이어가던 한·일 관계에도 다소간의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일본의 시각이다. 특히 미국과의 동맹관계에서 일정 부분 양국이 인식을 같이하는 데다 최근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로 협력해야 할 요인들이 증가한 것도 변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일본은 바라보고 있다.

이런 기대를 감안한 듯 오는 26일 총리로 취임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는 20일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양국은 다양한 가치관과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으며 현재의 동아시아 정세를 고려할 때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면서 긴밀한 협력이 불가결한 이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팽창정책이 노골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과의 협력 강화는 필수라는 것이다.

다만 일본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일 관계에는 곳곳에 변수들이 남아 있다. 당장 내년 2월 22일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독도)의 날’ 행사를 중앙정부 차원의 행사로 승격시킬 경우 양국 관계의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동북아의 협력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해 독도 및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타협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베 총재가 총리 취임 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거나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 등을 수정하는 등의 우익행보를 지속한다면 현재의 경색 국면이 계속될 가능성도 많다.

아사바 유키 야마구치 현립대 부교수는 “당선인의 집권 3년째인 2015년이 한·일 관계 정상화 50년이 되는 만큼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새로운 틀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