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님께… “오케스트라의 멤버는 국민입니다”
입력 2012-12-20 02:58
박종화 경동교회 담임 목사
먼저 우리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합니다. 그동안 유세 현장에서, TV 생방송 토론을 통하여, 많은 언론을 통하여 이번 대통령 선거가 유권자의 관심을 얼마나 크고 깊게 일으켰는지 높은 투표참여율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심대한 정책대결보다는 일부의 비본질적인 것들을 놓고 네거티브 공방이 있긴 했으나 비교적 평온하고 성숙한 과정이었다고 봅니다.
이번 선거에서 민심은 여야를 떠나 몇 가지 공통적인 희망을 강하게 표출했습니다. 국민 통합의 정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심포니 같은 정치문화를 만드십시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아름답게 지휘하는 대통령이 되어 달라는 부탁입니다. 이 오케스트라의 멤버는 국민입니다. 국민 각자가 연주하는 악기는 다양합니다. 악기마다의 음도 다양합니다. 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서로 합해서 아름다운 화음을 내도록 지휘해 주십시오.
그러려면 연주하는 악보를 모두가 익히고 따라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헌법에 명기된 법치민주주의요 동시에 자율적 민주질서라고 믿습니다. 악보를 따라 연주하는 것을 거부하는 극단주의는 좌든 우든 극복의 대상입니다. 악보를 따르는 여야간, 지역간, 계층간, 성별간, 종교집단간의 다양한 화음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참으로 민주적이기를 원합니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民主)’사회이지 권력에 부속되는 ‘민객(民客)’ 사회가 되지 않으려는 희망입니다. 그를 위해 주인 된 자유를 책임 있게 행사하려고 투표참여율이 높았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민주주의적 공동체가 심포니적 정치질서와 합하여 통일문제, 국제외교, 교육 영역에서도 초당적 협력과 국민 통합의 틀을 만들어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문화와 종교는 나름의 창의성과 정신적·영적 기상을 발휘하는 영역인 만큼 우리 사회와 세계공동체에 공헌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하고 지원해 주길 바랍니다. 새로 뽑힌 정부가 국민과 함께 주님의 은총 속에 국민의 간절한 뜻을 ‘하늘의 뜻’으로 알아 이 나라에서 성실하게 펼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