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갔을 때 행복했고 교통사고에 눈물 흘려”

입력 2012-12-20 02:56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18대 대선 당선이 확실시된 19일 밤 선거운동을 돕다 사고를 당해 숨진 측근들과 재래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박 당선인은 광화문광장에서 가진 축하 행사에서 “선거운동 중에 큰 사고가 났다. 저를 돕던 소중한 분들을 떠나보내게 됐을 때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제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시던 분들, 주먹만한 알밤을 들고 와서 손에 쥐어주신 분들, 추운 날씨에도 오랜 시간 기다리면서 저에게 신뢰와 믿음을 보내주신 분들이 눈에 선하고 다시 한번 뵙고 싶다. 그때가 아주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소회했다.

앞서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박 당선인은 오후 10시40분쯤 검은색 패딩점퍼에 빨간 목도리를 두른 채 들뜬 표정으로 집에서 나와 환호하는 지지자들과 감격을 나눴다. 여의도 당사로 출발하기 전 골목 양쪽에 길게 늘어선 인파와 일일이 악수나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100여m를 걸었다. 당사에서는 먼저 중앙선대위 관계자들이 모여 있던 대선 상황실을 찾았다. ‘박근혜’를 연호하는 당직자들과 활짝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고 격려한 뒤 기자실에 들러 소감을 밝혔다.

오후 6시 정각 박 당선인이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1.2% 포인트 차이로 앞선다는 자막이 뜨자 상황실은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이기는 YTN 출구조사 결과가 전해지면서 일순간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손에 땀을 쥐고 개표 상황을 주시하던 선대위 관계자들은 오후 8시40분을 넘어서며 방송사들이 잇달아 ‘당선 유력’을 전하고 오후 9시를 기점으로 ‘당선 확실’로 보도하자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나 “이제 됐다”고 외쳤다. 이어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 축하한다”며 서로 어깨를 두드렸다. 당사 앞에 모여 애국가를 부르던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 박근혜”를 연호하는 등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투표율이 예상을 뒤엎고 70%를 훌쩍 넘어서면서 당사에는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당직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비상입니다. 투표율이 심상치 않게 높습니다. 결국 우리 지지층을 투표케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라고 당부하며 막판까지 결집을 시도했다. 또 새누리당은 선거 당일 “문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대량으로 불법 발송됐다”며 민주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문 후보가 당선될 경우에는 무효투쟁까지 감행할 태세를 보이기도 했다.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