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박근혜 대통령” 연호… 한밤의 축제 열기

입력 2012-12-20 02:55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19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첫 여성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벌였다. 자정쯤 박근혜 당선인이 이곳에 도착하자 축제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이날 저녁 9시쯤 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영하 6도를 밑도는 차가운 날씨에도 광화문광장에는 박 당선인을 축하하는 시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광장 중앙의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마련된 대형 무대 앞에는 시민 600여명(경찰 추산)이 일찌감치 모여 있었다. 이어 11시를 넘어서면서 모인 시민은 2000명을 넘어섰다.

빨간 점퍼를 입고 이곳을 찾은 대학생 노용민(24)씨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여론조사 결과가 박빙이었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결국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은 KT빌딩 벽면에서 나오는 개표영상을 보며 박 후보의 당선이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환호했다.

새누리당 청년본부 당원들은 이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줬다. 이들 중 6~7명은 빨간색 텔레토비 복장을 한 채 춤을 추며 기뻐했다. 이날 광장에는 곳곳에서 꽹과리와 북을 치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박사모 회원 500여명은 빨간색 옷을 입고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와 “대통령”을 번갈아 외치며 새로운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개인사업을 하는 전모(38)씨는 “솔직히 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을 뒤집는 결과가 나와 흥분해서 바로 광장으로 뛰어나왔다”고 말했다. 퇴근길에 직장상사와 함께 광화문광장으로 온 김철민(32)씨는 “출구조사 결과와 트위터를 보고 바로 광장으로 나왔다”며 “이번에는 희망을 보는 것 같다”며 한껏 웃어 보였다.

박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서울 삼성동 주택가에도 이날 오후부터 지지자 1000여명이 몰려 대선 승리를 자축했다. 이들은 손에 태극기를 들고 박 당선인을 열렬히 응원했고, 밤 9시를 넘기며 승리를 확신한 일부 지지자들은 박 당선인 측에 꽃을 전달하기도 했다. 몇몇 당직자들은 투표가 끝난 이후 자택을 드나들었고, 박 당선인을 취재하기 위해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어 이 일대는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10시40분쯤 박 당선인이 자택을 나서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박 당선인은 환호하는 지지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200여m 가까이 걸어갔다. 이어 박 당선인이 차량에 올라탄 뒤에도 지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하며 차량을 에워쌌다. 박 당선인은 차 안에서 손을 흔들며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인산인해를 이룬 지지자들 탓에 박 당선인의 차량이 좁을 곡몰길을 빠져나가는 데 한참 걸렸다.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일대도 온통 축제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오후 10시30분쯤 당사 앞에는 새누리당 지지자들 300여명이 모여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즐겼다. 태극기와 촛불을 들고 몰려든 지지자들은 10명에서 20명씩 그룹을 지어 애국가나 아리랑, 고향의 봄을 부르며 승리를 만끽했다. 박 당선인은 밤 11시가 넘어 당사에 도착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당사 안으로 들어갔다. 지지자들은 열렬한 박수와 환호로 박 당선인을 맞이했다.

이날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만난 이봉주(55?개포동)씨는 “밤 9시부터 당선이 유력하다는 보도를 보고 축하해주기 위해 직접 왔다”며 “박 당선인은 약속을 지키는 믿을 수 있는 정치인이고 부정부패와도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신상목 이용상 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