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싸움서 벗어나 고단한 민생부터 해결해달라”
입력 2012-12-20 02:55
“새 대통령은 우선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주고, 서민 경제도 일으켜 주길 바랍니다.”
19일 치러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시민들은 “박 당선인이 공약한 것처럼 다시 한번 ‘잘살아보세’의 신화를 이뤄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줄여 달라”는 소망을 전했다. 장기 경기불황에 허덕이는 서민들은 새 대통령에게 정략적인 정치싸움에서 벗어나 고단한 민생을 해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 개봉동에서 음식점을 하는 정동훈(56)씨는 “경제민주화가 최우선”이라며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을 침투하는 상황에서 상생의 경제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용직 건설노동자 선모(53)씨는 “우리 사회는 일자리 개선이 시급하다”며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이들이 희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일자리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과 보육 정책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회사원 장석민(34)씨는 “2년 뒤 전세 기간이 끝나면 이사를 가야 하는데 집값이 바로 잡히길 바란다”며 “현실적인 부동산 정책을 펴달라”고 당부했다. 새내기 주부 김수진(31)씨는 “영유아 보육시설이 확충돼 아이 걱정 없이 맘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송민지(12·여)양은 “학원비가 줄어서 부모님이 돈걱정을 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민들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듬어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이종훈(61)씨는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분열과 대립”이라며 “대통령은 이를 감싸고 통합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에서 농사를 짓는 이기만(64)씨는 “새 대통령은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먼저 살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공직자의 도덕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강화자(71) 할머니는 “지난 50년 동안 한국정치 속에 부패가 없었던 적이 없다”며 “아무리 경제가 발전해도 부패가 없어지지 않으면 좋은 나라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대학생 등 젊은층에서는 일자리를 많이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컸다. 서울 K대에 다니는 임일규(21)씨는 “등록금이 비싸 아르바이트를 두 개나 한다”며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Y여대 이정윤(20)씨는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자리가 많이 창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학벌, 성별, 연고 등으로 차별받는 풍토를 없애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회사원 이호준(31)씨는 ”남녀노소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꿈이 이루어지는 대한민국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일부 유권자들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전하며 초심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자영업자 이동욱(31)씨는 “최선책이 아니라 차선책을 뽑았다는 사람이 많다”며 “박 당선인에 대해 ‘불통’ 이미지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국민과의 소통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기간에 불거진 해소되지 않은 각종 의혹을 반드시 털고 가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회사원 정동민(33)씨는 “국정원 여직원 댓글 의혹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져 국민들이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다”며 “당선인 스스로 소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김미나 이사야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