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고향 표정… “대구의 딸이 대통령 됐으니 이제 대구는”
입력 2012-12-20 02:54
“인자 대구가 살았다 아입니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신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 화원읍 명곡리 새누리당 선거사무실. 오후 8시43분 TV에서 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분석이 나오자 사무실에 모여 있던 새누리당 관계자와 주민 등 40여명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올렸다. 박빙의 출구조사 결과 때문에 가슴을 졸이며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연신 “박근혜 대통령”을 외쳤다. 일부 당직자와 주민들은 태극기를 흔들고 춤을 추기도 했다. 달아오른 분위기는 자정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박 당선인 고향은 잔칫집=박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뒤 대구와 경북은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였다. 특히 박 당선인이 1998년 제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후 4번이나 지역구였던 달성군민들의 기쁨은 더했다.
개표방송을 마음 졸이며 지켜보던 주민들은 “대구에 희망이 생겼다”며 즐거워했다. 달성군 다사읍 중앙종합시장 인근 식당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주민 박명식(43)씨는 “대구의 딸 박근혜가 대통령이 됐으니 이제 대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며 환호했다.
이상두(69) 다사읍번영회 회장은 “주민들의 박 당선인에 대한 사랑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혹시나 박 당선인이 불리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며 “이제 당선 소식을 들었으니 맘 편히 잘 수 있겠다”고 말했다.
집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본 주민들도 기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족들과 함께 개표를 지켜본 박명환(54) 화원읍번영회 회장은 “박 당선인은 달성군을 15년이나 지킨 우리들의 수장”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출생지인 대구 삼덕동 주민들도 들뜨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박 당선인을 응원하기 위해 삼덕3가 경로당에 모여 있던 동네 어르신 40여명은 박수를 치고 춤을 추며 당선을 축하했다. 이들은 “우리 동네에서 태어난 사람이 대통령이 되니 너무 기쁘다”며 “노인들을 위한 정책을 펼쳐 달라”고 부탁했다. 박 당선인은 1952년 2월 삼덕동의 구 동인호텔 자리에서 태어났다.
◇박 당선인 부모 고향도 환호성=고 박정희 대통령 고향마을인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주민들은 이날 밤 늦게까지 잔치를 벌였다. 주민들은 오후 6시부터 당선이 확정될 때까지 상모동 박대통령 생가 주차장에서 ‘제18대 대통령선거방송 시청 및 주민풍물놀이’ 행사와 자축연을 가졌다.
상모동 모로실회와 사곡동 모래실회 등 주민 자생단체가 마련한 행사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참여 주민들이 늘어나 밤 10시쯤엔 500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120인치 대형 스크린과 천막을 설치하고 김밥과 어묵, 음료수 등을 준비해 개표방송을 지켜보면서 박 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다.
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주민들의 기쁨은 최고조에 달했다. 풍물패는 신명나게 공연을 펼쳤고 주민들은 수백발의 폭죽을 밤하늘에 쏘아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축제 분위기는 밤늦도록 이어졌다.
상모동 모로실회 이봉원(55) 회장은 “박 당선인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주민들이 정성을 모아 행사를 마련했다”며 “박 당선인이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신명나게 이끌어 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어머니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 충북 옥천군에서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옥천읍 교동리 고 육 여사 생가에 모인 ‘옥천 육씨’ 종친과 박 당선인 지지자 등 60여명은 TV에서 박 후보의 ‘당선 확실’ 자막을 내보내자 환호하며 연신 “박근혜”를 외쳤다.
종친회장인 육면수(64)씨는 “날씨가 춥지만 박 당선인이 대통령이 되는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종친들과 함께 생가를 찾았다”며 “개표 초반에는 박빙이라 불안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표차가 벌어져 당선을 확신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한봉수(68) 이장도 “우리 마을에서 영부인이 난 것도 대단한 일인데 그의 딸이 대통령에 당선돼 영광스럽다”고 즐거워했다. 강정순(63) 부녀회장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좋은 점만 배워 훌륭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구·구미·옥천=김재산 최일영 홍성헌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