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득표율과 비슷… 수도권은 빗나가

입력 2012-12-20 02:53

지상파 방송 3사가 대선 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공동 출구조사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당선인은 맞추었지만 전체 유권자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 표심을 알아내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난 4·11 총선에서 잘못된 예측으로 빈축을 산 방송사들이 어느 정도 명예 회복을 한 셈이다.

19일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투표 종료 시간인 오후 6시 일제히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득표율 50.1%를 기록, 48.9%를 얻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오차범위(1.6% 포인트) 내에서 1.2% 포인트 앞선다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예상치는 실제 득표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표가 80% 넘어선 밤 11시30분 기준 박 후보는 51%대를 얻어 48%대를 득표한 문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그렇지만 수도권 득표율 예측에서 출구조사의 신뢰도가 떨어졌다. 출구조사에선 서울·인천·경기에서 문 후보가 1.6~4.7% 포인트 격차로 모두 박 후보를 이길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 문 후보는 서울에서만 박 후보를 앞섰을 뿐 인천·경기에서는 뒤졌다.

이번 대선에서 출구조사가 그다지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낸 데는 방송 3사가 2010년 3월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를 만들어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방송사는 출구조사를 앞두고 국내 통계 전문가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신뢰도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대선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공동 출구조사는 전국 투표소 360곳에서 투표자 8만6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투입된 예산은 총 10억원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출구조사 적중 여부에 마음을 졸였던 방송 3사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방송사들은 2000년 제16대 총선 때부터 출구조사를 실시해 왔지만, 번번이 틀린 예측을 내놓아 ‘출구조사 무용론’에 시달리곤 했다. 16대 대선(2002년), 17대 대선(2007년)의 경우 당선자 예측엔 성공했지만 총선에선 매번 정확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특히 올 4·11 총선에서는 방송 3사가 70억원을 들여 공동 출구조사를 진행했지만 빗나간 예측으로 망신을 당했다. 당시 방송사들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의석 예상치를 비슷하게 예상했으나 결과는 25석 앞선 새누리당의 압승이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