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 “편향된 교육정책 바로잡아 교단 안정화 힘쓸 것”
입력 2012-12-20 02:30
제18대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문용린(65) 후보가 당선됐다.
19일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투표 마감 직후 공개된 방송 3사(KBS·MBC·SBS) 공동 출구조사 결과 문 당선인은 52.6%를 득표해 진보 성향의 이수호 후보(39.4%)를 13.2%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문 당선인은 이후 새벽까지 이어진 개표 내내 줄곧 이 후보와 15% 내외의 격차를 유지한 끝에 당선을 확정지었다.
오후 11시10분쯤 이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린 채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은 문 당선인이 서울 신당동 선거사무소에 나타나자, 그의 캠프 지지자들은 “문용린, 문용린, 교육감, 교육감”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문 당선인은 “그동안 편향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정책들이 학교 현장에 큰 혼란을 가져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승리는 서울 시민들이 전교조식 교육보다는 행복을 추구하는, 안정된 교육을 선택한 결과”라고 소감을 말했다. 문 당선인은 이어 “당장 내일부터 서울시의회에 계류 중인 서울교육예산을 수정하고, 교단의 안정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당선인과 이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등 치열한 접전을 벌여왔다. 지난 7~8일 SBS·TNS가 서울 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21.6%로 오차범위 내에서 문 당선인의 지지율(20.5%)을 조금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 열기와 함께 40~50%에 달하던 부동층의 표심이 문 당선인을 향하면서 당선의 윤곽이 정해졌다. 게다가 재선거 나흘 전인 지난 14일 투표용지 첫 번째 칸을 배정받은 보수 성향의 이상면 후보가 문 당선인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며 사퇴함에 따라 문 당선인이 큰 어려움 없이 선거전을 치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 당선인은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출마 직전까지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의 교육정책을 담당했던 점과 사교육 관련기관에서 이사를 맡은 이력에 대한 비판이 선거 도중 제기되기도 했으나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문 당선인은 20일 오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받고, 오후 서울시교육청으로 돌아와 취임식을 치른 뒤 바로 공식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임기는 2014년 6월까지 약 1년6개월이다.
보수 성향의 문 당선인이 서울시교육청의 수장에 오름에 따라 진보 성향의 곽노현 전 교육감이 추진해 왔던 서울시교육청의 정책들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문 당선인은 곽 전 교육감의 대표적인 정책이었던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전면 수정 또는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비판적 지지’ 입장을 취해 왔다.
문 당선인의 핵심공약으로는 중학교 1학년 시험 폐지(중학교 진로탐색년제 도입)와 3~5세 유아 100% 무상교육 실시 및 고교 의무 무상교육 도입, 종일제 돌봄학교 및 주말학교 교장제도 운영 등이 꼽힌다. 고교선택제와 특목고, 학업성취도평가 등에 대해서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