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개막] 朴, 경기·인천·충청 ‘중원 장악’…文, 부산서 기대 못 미쳐
입력 2012-12-20 02:16
19일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견인한 것은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의 확실한 지지표였다. 수도권에서 서울은 내줬지만 경기·인천에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이기며 선전했다. 문 후보는 서울과 광주·호남에서 선전했지만 중원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똘똘 뭉친 TK=새누리당은 TK에서 ‘투표율 80%, 득표율 80%’를 목표로 삼았다. 20일 0시15분 현재 투표 결과도 유사했다. 대구는 투표율 79.7%에 득표율 80.15%, 경북은 투표율 78.2%에 득표율 80.90%를 기록했다. 대구에선 서구가 84.24%로 가장 높았고 경북에선 군위 87.22%, 영덕 87.11% 등 몰표가 나왔다.
문 후보는 고향인 부산에서 4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얻으며 선전했지만 전세를 뒤엎진 못했다. 새누리당은 당초 부산의 문 후보 지지율을 35%에 묶어 부산·울산·경남(PK)의 문풍(文風)을 잠재운다는 계획이었다. 부산에서의 바람이 경남·울산으로 퍼져나가지 못한 점이 문 후보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더욱이 그는 지역구인 부산 사상에서도 10% 포인트 이상 뒤졌다.
◇전북 첫 10% 돌파=박 당선인은 보수 정당 후보로선 처음으로 전북에서 13.22%를 얻으며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남도 개표 완료 결과 10%를 넘었다. 광주는 7.76%를 얻었다. 국민대통합을 외치면서 동교동계 인사들을 영입하는 등 호남에 공을 들여온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냈으나 당초 기대했던 수치에는 못 미쳤다. 17대 대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전남 9.2%, 전북 9.0%로 10%대를 넘지 못했다.
문 후보는 광주에서 91.97%ㄹ르 얻었고 전남 89.29%, 전북 86.25%로 선전했지만 대세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엇갈린 수도권=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 표심은 엇갈렸다. 서울에서 박 당선인은 47.79%를 얻어 문 후보(51.81%)에게 졌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그만큼의 격차를 경기와 인천 지역 선전으로 만회했다. 경기에선 박 당선인이 2% 포인트 정도 앞섰다. 인천에선 51.92%를 얻어 문 후보(47.70%)를 크게 따돌렸다. 수원 안양 부천 광명 안산 등 서남부 도시 지역에선 문 후보가 55% 안팎의 지지율을 얻으며 박 당선인을 꺾었다. 반면 박 당선인은 포천 연천 가평 양평 등 도농복합지역에서 65% 안팎의 지지율을 얻으며 선전했다. 박 당선인은 강원에서 61.97%를 얻어 문 후보를 25% 포인트 차이 나게 이겼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등으로 불안이 고조되면서 든든한 안보를 강조한 박 후보에게 지지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朴, 중원도 차지=충청권에서도 박 당선인은 대전에서 박빙 승부를 펼쳤지만 세종시는 물론 충남과 충북에서 모두 문 후보를 이겼다. 세종시에선 51.91%를 얻어 문 후보(47.58%)를 간신히 이겼다. 이명박 대통령과 대립하면서까지 세종시 원안을 지켜낸 점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박 당선인은 충남과 충북에서도 56%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문 후보를 크게 이겼다.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본부장은 “인천·경기의 경우 충청권 인구 비율이 높다”며 “이 지역에서의 우세가 인천·경기까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