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개막] 안철수發정계 개편… 조기 귀국해 신당 창당 주도할듯
입력 2012-12-19 22:54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는 19일 일단 미국행을 택했지만 예상보다 이른 시일 내에 돌아와 소용돌이에 휩싸인 야권 정계개편 과정에서 ‘정치인 안철수’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이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한 데 따른 책임론과 함께 역할론이 부상하리란 전망이다.
먼저 안 전 후보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석패에 대한 일정 부분 책임을 피하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민주당 내부에서는 안 전 후보의 일방적 사퇴에 따른 아름답지 않은 단일화, 오랜 잠행 뒤 문 후보 측면 지원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실제 안 전 후보는 사퇴 후 13일 만인 지난 6일 문 후보와 회동했고 그 이후에야 유세에 나서 “문 후보가 새 정치를 약속했고, 돕기로 했다. 새 정치 실현을 위해선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는 식의 지지를 호소했다. 직접적으로 “문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 반안(反安·반안철수) 세력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안 전 후보는 할 말이 있다. 단일화 과정에서 문 후보와 민주당이 보인 구태의연했던 태도를 지적하면서 자신이 이번 대선에 나섰다면 정권 교체가 이뤄졌을 것임을 주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책임론보다는 역할론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쇄신 압력에 봉착한 민주당이 전면적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몰리면서 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지난 4·11총선에 이은 문 후보 패배로 민주당은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면서 지도부 재구성 등 내부 추스르기에 여념이 없을 테고, 문 후보를 지지했던 친(親)노무현계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아 비(非)문재인 진영 일부 현역 의원들이 ‘안철수 모시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오는 이탈 세력과 새누리당 내 친(親)이명박 세력 등을 아우르는 ‘안철수발(發)’ 정계 개편의 결과물인 신당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를 통해 안 전 후보는 자신이 주장해온 정권 교체와 정치 쇄신의 기치를 세우며 반여(反與) 행보를 하면서 2017년 차기 대선에 한발씩 다가서리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노만이 남은 기존 민주당은 ‘꼬마 민주당’ ‘국민참여당 시즌2’를 연상케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안 전 후보는 자신의 지지 세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대선전을 도왔던 핵심 측근들을 중심으로 꾸리고, 이들과 전국을 돌면서 ‘청춘 콘서트’식의 만남이나 민생 현장을 찾는 행보도 함께 하리란 분석이다. 자신의 지지기반인 지역 포럼 구성원들과의 꾸준한 소통을 통해 세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안 전 후보가 내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나설 것이란 건 정치권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가 지난 11월 23일 후보직 사퇴 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을 해봤다면”이라고 아쉬워한 점, 또 사퇴 회견 20분 전 측근들을 불러 “내년에 선거도 있지 않느냐”고 말한 점 등을 보면 출마할 가능성을 안 전 후보 스스로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