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개막] 당선 드라마, 이들이 일등공신

입력 2012-12-20 03:02

‘박근혜의 사람들’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함께한 원조 친박(親朴·친박근혜)계가 주축이다. 여기에 올 대선 선대위에 새롭게 합류한 외부 인사가 포진해 두 겹의 인맥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공적에 따라 차기 정부 초반 새 정부의 요직을 나눠가질 가능성이 크다.

◇‘당선 드라마’의 주역=2007년 경선 패배부터 2012년 대선 승리까지 박 당선인과 함께한 친박 핵심 그룹은 정권 재창출의 주역이면서 ‘측근 중의 측근’이다. 선대위 활동을 통해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이 됐고 ‘친박 직계’로 차기 정부에서도 ‘주연’을 맡게 될 공산이 크다.

친박 적통의 핵심으로는 김무성 총괄본부장을 꼽을 수 있다. 김 본부장은 5년 전 경선 당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은 뒤 이명박 정권에서 박 후보와 갈등을 빚으며 외곽에 밀려났다가 새누리당이 야권의 공세에 밀려 있던 지난 10월 복귀했다. 지지부진하던 선대위에서 군기반장 역할을 자임해 활기를 불어넣으며 보수층 결집을 주도했다. 유정복 직능본부장과 홍문종 조직본부장, 이학재 비서실장, 이정현 공보단장 역시 5년간 굴곡진 여정을 함께한 직계 그룹이다.

선대위 외곽에도 친박 직계 인사들이 있다. 최측근은 최경환 의원이다. 그는 2007년과 2012년 경선 캠프에서 각기 종합상황실장과 총괄본부장을 역임했다. 올 대선 선대위 비서실장을 맡았지만 친박 ‘2선 후퇴론’에 밀려 백의종군해야 했다. 하지만 대선 전부터 일찌감치 ‘MB와 선긋기’ 전략을 주창하며 야권의 ‘이명박근혜’ 공세에 선제적 대응 논리를 마련한 주인공이다. 유승민·이진복·서상기·정갑윤 의원도 원내에서 박 후보를 엄호한 직계 그룹에 속한다.

◇가신(家臣) 그룹 및 실무자급 핵심 측근=고(故) 이춘상 보좌관을 비롯한 박 당선인 선대위 실무자들도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 보좌관, 이재만 보좌관, 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 4인방은 박 당선인이 정치에 입문한 1998년부터 함께한 가신 그룹이다. ‘의원회관팀’으로도 불린다. 이들은 박 당선인의 선대위에서 각각 회계, 정책, 정무, 일정을 담당했다. 이 보좌관이 강원도 유세 중 교통사고로 숨지자 박 당선인은 그의 시신 앞에서 대성통곡을 했다.

가신 그룹과 선대위의 연결고리는 후보 비서실이었다. 안종범 의원은 정호성 비서관, 강석훈 의원은 이재만 보좌관과 호흡을 맞춰 박 당선인의 정무와 정책 보좌를 담당했다. 또 최외출 기획조정특보는 박 당선인의 심리상태 등 정무 외적 영역에서 조언과 보좌를 맡아 근접 비서 역할을 했다. 이들은 한때 ‘4대 천황’ ‘10상시’ 등으로 불리며 박 당선인과 외부의 소통을 가로막는 ‘인의 장막’이란 비판도 받았다. 백기승 공보위원, 신동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조인근 메시지팀장 등도 오랜 기간 당선자와 호흡을 맞춘 실무자급 핵심 측근이다.

◇‘별동대’로 뛴 외부 영입 세력=박 당선인은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회를 ‘3각 편대’로 운영했다. 3대 위원회는 각기 경제민주화 등 공약 개발, 정치쇄신, 대통합 등의 이슈를 놓고 민주통합당과 경쟁하기 위해 선대위 조직과 별도로 가동됐다. 각 위원회 수장은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가 맡았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4·11 총선 때 일찌감치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역임했다. 87년 개헌 때 헌법 제119조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입안한 주인공이다. 이를 박 후보의 대선 공약으로 상정해 보수층 중심의 지지기반을 중도로 확장하는 역할을 맡았다.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박 당선인이 삼고초려한 인사다. 안철수 전 후보의 ‘새 정치’ 바람에 맞서 정치개혁, 권력구조 개편 등 쇄신 분위기를 선도했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사회통합 기조에 보조를 맞춰 호남 공략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

선대위 최고위직에도 외부 인사가 대거 활약했다.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 대표적이다. 대성그룹 2세로 성주그룹 회장인 그는 박 당선인의 슬로건이었던 여성 대통령론을 대변했다. “나는 재벌 좌파”라는 식의 튀는 발언과 복장으로 화제를 불렀다. 변추석 선대위 미디어홍보본부장과 조동원 당 홍보본부장도 외부 영입 케이스다. 이들은 각기 디자인, 광고 전문가로서 공식 선거 포스터와 당 홍보 동영상 등 당선인의 시각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당 지도부, 전문가, 원로 그룹=당 지도부는 선대위와 원내 상황을 조율했다. 당연직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황우여 대표는 박 당선인을 대신해 광주에 집무실을 차려놓고 호남 공략에 주력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당연직 선대위 의장을 맡았으나 재벌개혁 문제로 김종인 위원장과 사사건건 대립하다 2선으로 후퇴한 채 대선을 치렀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당무조정본부장을 맡아 당과 선대위 살림살이를 챙겼다. 서강대 출신인 박 당선인의 몇 안 되는 학연 인사다. 조해진·이상일 의원은 당 대변인으로 민주당 공세에 대응했고, 박선규·안형환·조윤선·정옥임 의원은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다. 조해진·박선규·안형환 대변인은 친이(親李·친이명박)계 몫으로 선대위에 합류했다.

전문가 그룹은 주로 정책 참모 역할을 했다.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산하 추진단장을 맡아 공약 개발에 주력했다.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은 경제성장 정책을, 윤병세 외교통일추진단장, 김장수 국방안보추진단장, 김현숙 행복한여성추진단장은 해당 분야 공약을 담당했다.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등은 오랜 갈등을 접고 선대위에 합류했고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는 박 당선인을 지지하며 보수층 결집을 이끌었다. 박 당선인을 도운 원로그룹으로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남덕우 전 총리, 서청원 전 대표, 강창희 국회의장, 김용환 전 의원 등이 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