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개막] 첫 미혼 대통령… 사촌이내만 50여명 방대한 가계

박근혜 당선인 가계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6일 3차 대선 TV토론 맺음말에서 “저는 돌봐야 할 가족도, 재산을 물려줄 자식도 없다”고 했다. 그 말대로 취임하게 되면 박 당선인은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최초의 미혼 대통령이 된다. 미혼이지만 박 당선인의 가계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1남2녀의 맏딸=박 당선인은 박근영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박지만 EG 회장 남매를 동생으로 두고 있다. 박 전 이사장은 경기여고와 서울대 음대 작곡과를 나온 후 풍산그룹 회장인 류찬우씨 장남 류청씨와 결혼했다 얼마 뒤 이혼했다. 2008년 신동욱 전 백석문화대 교수와 재혼했지만 신 전 교수는 2009년 박 당선인 미니홈피에 박 당선인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상 명예훼손 혐의 등)로 기소돼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박 회장은 중앙고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마약 복용 등으로 굴곡진 삶을 살았지만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도움으로 1989년 삼양산업(EG그룹 전신) 부사장에 오른 후 1대 주주가 됐다. 2004년에는 16살이나 차이 나는 서향희 변호사와 결혼했다. 경선 과정에서 ‘만사올통’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서 변호사는 이건개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주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서 변호사는 박 당선인 출마 후 여론의 주목을 받자 자신이 만든 법무법인 새빛 대표변호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법률고문 직에서 물러났다.

박 회장과 서 변호사 사이에는 아들 세현군이 있다. 박 당선인은 조카 세현군에 애정이 각별하다. 2007년 경선 당시 공개했던 90문 90답 중 ‘지금 잃고 싶지 않은 세 가지’에 세현군을 언급했을 정도다.

또 같은 해 미니홈피에 “아버지께서 살아계셨다면 세현이의 재롱을 보고 많이 기뻐하셨을 것이다. 손자가 씩씩하게 잘 자라나기를 바라실 것이다”며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밖에 이복 언니인 박재옥씨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첫 번째 부인인 김호남씨와의 사이에 외동딸인 재옥씨를 뒀다. 그의 남편은 한병기씨로 캐나다 대사, 유엔 대사, 민주공화당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사촌 이내만 50여명=박 당선인 직계가족이 단출한 것과 달리 친·인척 관계는 다소 복잡한 편이다. 박 전 대통령은 5남2녀 중 막내였고 육 여사는 1남3녀 중 셋째로 박 당선인의 사촌 이내 친척만 50여명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큰형 박동희씨의 아들로 박재홍 전 민정당 국회의원이 있다. 박 전 의원은 포항제철에 납품하는 동양철관을 경영하다 11∼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 전 대통령 둘째형 박무희씨는 박재석, 박재호 두 아들을 뒀다. 박재호씨 아들 박용수씨가 박재석씨 장남 박용철씨를 살해한 후 자살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따르고 존경했던 셋째형 박상희씨는 1946년 10월 대구 폭동 당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박상희씨 맏딸인 박영옥씨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부인이다. 박 전 대통령 큰누나 박귀희씨의 외손자 중에는 가수 은지원씨도 있다. 은씨는 박 전 대통령 추도식과 박 당선인의 유세에 모습을 보였다.

박 당선인 외가 쪽으로는 육 여사의 오빠인 육인수 전 국회의원이 잘 알려진 인물이다. 육 전 의원은 5·16 군사 정변 이후 교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6대 의원을 시작으로 내리 5선을 지냈다. 또 육 여사 언니이자 혜원학원 설립자인 육인순씨는 홍순일씨와의 사이에 3남5녀를 뒀는데 사위들의 이력이 화려하다. 둘째 딸 홍소자씨가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부인이다. 홍소자씨는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의 장모다. 육인순씨의 맏사위는 장덕진 전 농수산부 장관이다. 장 전 장관은 사시, 행시, 외시를 차례로 합격해 박 전 대통령 시절인 1977년 장관에 임명됐다.

셋째 사위는 유연상 전 영남대 재단이사장이고, 넷째 사위는 한국민속촌을 소유하고 있는 정영삼 조원관광진흥 회장이다.

육 여사 여동생 육예수씨와 결혼한 조태호씨는 서울 MBC, 부산 MBC, 부산일보 회장 등을 거쳐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