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얼음판을 뜨거운 감동으로”… 피겨 퀸 매혹연기·빙속여제 질주 본능

입력 2012-12-19 20:20

‘피겨 여왕’ 김연아(22)와 ‘빙속 여제’ 이상화(23). 한국이 낳은 최고의 두 빙판 스타를 국내에서 잇따라 볼 수 있게 됐다. 2014 소치올림픽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두 스타가 국내에서 열리는 종합 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먼저 이상화는 오는 22∼23일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부 500m와 1000m에 출전한다.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대표 선발전을 겸한 종합선수권대회가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타이틀 스폰서를 영입하는 등 빙속에 대한 높아진 관심으로 대한빙상연맹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10 밴쿠버올림픽 500m 금메달리스트인 이상화는 올 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세계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6경기 연속 금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2010년 말 발목 부상을 당했던 이상화는 지난 시즌엔 1위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끝에 올 시즌 들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모태범, 이승훈 등 남자 선수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이상화 혼자 한국 빙속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예니 울프(독일)가 가진 세계신기록(37초00)을 이상화가 올 시즌 안에 깰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년 만에 국내 대회에 참가하는 김연아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겁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NRW트로피에서 가볍게 올 시즌 최고 점수를 기록한 김연아는 오는 1월 4∼6일 세계선수권대회 대표 선발전을 겸한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김연아는 2007년 2월 전국 동계체육대회 이후 국내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대한빙상연맹은 국제대회 성적을 근거로 김연아의 국내 선수권대회 출전을 면제해줬다. 소치올림픽 2연패를 목표로 20개월 만에 빙판에 돌아온 김연아는 먼저 국내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국제 대회 출전 자격을 얻어야 한다. 국내에선 경쟁자가 없는 만큼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 1장이 걸린 이번 대회에선 쉽게 우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와 프리프로그램 ‘레 미제라블’을 직접 보고싶어하는 관객들의 열기에 대한빙상연맹은 이례적으로 이번 대회 입장권을 팔기로 했다. 평소처럼 무료로 관객을 받았다가는 운영에 큰 혼란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피겨를 통틀어 대한빙상연맹 주관 국내 대회에 유료 티켓이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약 4000∼4500장 규모인 입장권은 조만간 인터넷 예매 사이트 등을 통해 판매할 예정인 가운데, 일본 등 해외에서도 빙상연맹에 티켓 구입 문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