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경기·인천, 쌍용차 철탑농성자 “투표못해 아쉽다” 연평도 등 서해5도 주민 발길 이어져

입력 2012-12-19 20:11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19일 투표가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불미스런 사건이나 눈길을 끄는 일도 잇달았다.

경기도 포천경찰서는 투표소 앞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비방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대학 휴학생 박모(23)씨를 붙잡았다. 박씨는 오전 9시50분쯤 포천시 신읍동 포천고등학교 제4투표소 앞에서 ‘친일재벌 유신기득권층 상징 박근혜 후보 당선은 역사 퇴행이자 우리 미래를 망치는 일’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20분가량 시위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투표를 하고 나서 정치적 소신에 따라 뜻을 펼쳤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청소년 교육기관인 안성 한겨레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저마다 소중한 한 표씩을 행사했다. 투표권을 가진 2∼3학년 재학생 30명(만 19∼22세) 중 14명은 인솔교사들과 함께 오전에 인근 광선초등학교를 찾아 투표했다. 이 학교 곽종문(55) 교장은 “투표한 학생 상당수는 남한에서 첫 주권을 행사했다”며 “자신들이 선택해 대통령을 뽑는다는 생각에 무척 들떠 있었다”고 말했다.

파주와 연천 등 경기도 접경지 마을 주민들은 평화에 대한 소망을 담아 투표했다.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마을 김동구(43) 이장은 “아침에 마을 어른들을 모시고 투표를 하고 왔다”며 “민통선 안에서도 자유롭고 평화롭게 농사를 짓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투표했다”고 말했다. 연천의 유일한 민통선 마을인 중면 횡산리 주민들도 아침 일찍부터 중면 주민센터를 찾아 소중한 한 표씩을 행사하고 돌아갔다.

인천에서는 소설가 이외수씨를 사칭해 투표 당일 특정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신고가 여러 건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됐다. 인천선관위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씨는 트위터에 자신과 무관하다는 글을 올렸다.

전날 민주통합당 한광원 전 의원이 음란사진을 이용해 투표를 독려한 사건의 파장이 인천 곳곳에서 감지됐다. 오전 5시50분쯤 운서동 5투표소인 공항중학교에 나와 첫 번째로 투표한 50대 남성은 “트위터를 통해 한 전 국회의원의 음란사진 배포 사실을 확인했으나 투표에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 작전1동 제1투표소에서는 오후 1시10분쯤 관내 최고령인 고정식(100) 할아버지가 직접 한 표를 행사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인천지역 낙도 주민들은 배를 타고 큰 섬으로 나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 주민 16명과 전체 유권자 수가 27명인 덕적면 지도 주민들도 오전 이른 시간에 군 행정선을 타고 해당 투표소로 이동해 한 표씩을 던졌다.

최북단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에서도 투표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유인도 25개와 무인도 75개로 이뤄진 옹진군 7개 면의 총 선거인 수는 1만7305명이며 부재자 수는 1146명이다. 투표소는 연평도 2곳, 백령도 4곳 등 모두 25곳에 마련됐다.

‘쌍용차 사태’로 철탑농성 중인 평택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복기성(36) 비정규직 수석부회장은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투표하지 못해 아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인천=김도영 정창교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