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막판까지 묻지마식 ‘마타도어’

입력 2012-12-19 19:13

18대 대선이 치러진 19일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묻지마 식 의혹이 쏟아졌다. ‘무효 투표용지를 받았다’거나 ‘투표함이 제대로 봉인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특히 투표율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막판까지 마타도어 기승

이날 오전 트위터를 중심으로 무효 투표용지 배부 의혹을 담은 글이 나돌았다. 글에는 “서울 마포구 OO동 투표소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고 보니 용지에 참관인 도장이 없어 항의하니 무효라고 해 싸우고 있다고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글은 삽시간에 리트윗(RT)을 통해 퍼져나갔다. 인터넷에서는 “나이 든 유권자에게 도장이 있는 용지를 주고 젊은이에게 도장이 안 찍힌 용지를 줬다”거나 “젊은 친구들은 꼭 용지를 확인하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봉인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은 투표함도 논란이 됐다. 개그맨 김병만씨가 서울 발산1동에서 투표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 발단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투표 개시 전까지 봉인 스티커가 부착돼 있어야 한다. 네티즌들은 트위터에서 “내가 투표한 투표소에는 파란색 스티커가 붙어 있었는데, 수상하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선관위는 “해당 투표함은 봉인 스티커만 안 붙은 상태였을 뿐 자물쇠로 단단히 잠겨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대중은 부정적인 소식에 더 관심을 두기 때문에 흑색선전은 사실여부를 떠나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입힌다”며 “유권자들은 SNS나 인터넷에 나도는 의혹에 휘둘리지 말고 후보의 정책이나 공약에 따라 투표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높은 투표율에 관심 집중

서울 소재 K대에 다니는 K씨는 투표하러 온 이명박 대통령의 악수를 거부한 사연을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K씨는 “대통령이 ‘젊은 사람이 긍정적으로 살아야지’라고 했다. 영부인은 날 째려봤다”고 적었다.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K씨 실명과 사진, 소속, 전화번호 등을 추적해 인터넷에 공개하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이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자 참관인 중 한 명이 거부했고 이 대통령은 ‘젊은 사람이 긍정적으로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지’라고 말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다만 김 여사가 째려봤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투표율이었다. 진보와 보수 성향으로 갈린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서로 높은 투표율이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논리를 펴며 신경전을 벌였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