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일본, 돈 무제한으로 풀어… 동아시아 부채급증·자산거품 우려

입력 2012-12-19 19:07

미국 유럽 일본이 돈을 무제한으로 풀면서 동아시아 지역에 부채 급증과 자산 거품이 닥칠 수 있다고 세계은행이 19일 경고했다. 특히 한국과 같이 최근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급증한 국가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세계은행은 내다봤다.

일본에서는 16일 총선에서 승리, 차기 총리 자리를 확보한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채권 무제한 발행, 인플레이션 목표제 등의 ‘아베노믹스’를 내세우고 있다. 이번주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20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주가는 연일 급등했다. 금융위기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미국과 유럽도 이자율을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재정 지출, 금융기관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도 가세했다. 시진핑 총서기는 16일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에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나서 대출을 늘리고 외환시장에서도 민첩하게 대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일본 중국 미국 유럽이 모두 통화가치를 낮춰 수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경제를 회복시키려 한다는 의미다. 수출 비중이 큰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과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선진국 시장 진출이 어려워진다.

세계은행은 “투자자들이 화폐가치가 낮아진 선진국에서 돈을 빼 동아시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면 이 지역에서 부채가 늘고 자산가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화폐전쟁의 폐해를 동아시아 국가들이 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민간·정부 부채 비율은 GDP 대비 314%로 미국(279%)보다 높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화폐전쟁에서 한국이 패배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새 정부가 재벌의 영향력을 낮추려 하면서 수출보다 내수에 집중하면 원화가치는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