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호남·제주, 장애인은 119도움 받아 섬주민은 어선타고 한표

입력 2012-12-19 19:07

광주·전남과 전북, 제주지역도 19일 투표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갓 성인이 된 새내기부터 100세를 넘긴 고령자까지 유권자들의 발길이 종일 투표소로 이어졌다.

두 다리가 불편한 공모(80·여·광주 쌍촌동)씨는 오전 10시쯤 119구급차를 타고 서광초등학교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공씨는 “119구급대의 도움이 없었다면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투표를 포기할 뻔했다”며 “투표장까지 데려다 준 소방관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 완산동 제1투표소에는 전주 최고령인 허윤섭(102)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투표소를 찾았다. 허 할아버지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 때부터 투표를 빼먹은 적이 없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진안군 안천면 김입분(103) 할머니도 투표에 참여했다.

전남 신안군 압해읍 효지도 주민 10여명은 투표소가 설치된 압해읍 큰 섬으로 소형 어선을 타고 이동해 투표를 마쳤다. 효지도 이장 박진우(72)씨는 “유권자 대부분이 나이가 많고 개인적으로 투표소에 가기 힘들어 한꺼번에 투표를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수에서는 낙도인 돌산도 앞 송도 1곳을 제외한 모든 섬에 투표소가 설치돼 그동안 배를 타고 이동하던 불편을 덜었다.

제주에서도 이른 아침부터 투표행렬이 이어졌다.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마라도의 주민 30여명은 배를 타고 제주 본섬으로 나와 대정읍 제8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지난 17일부터 내려진 풍랑주의보가 이날 새벽에 해제돼 무사히 투표할 수 있었다.

광주·전주·제주=장선욱 김용권 주미령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