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바란다… 교계 주요 4단체 대표 메시지

입력 2012-12-19 23:00


“다윗과 같은 지도력 솔로몬 같은 지혜로 민족화합·번영 이루게 하소서”

성경은 말한다. “하나님을 경외하라.”(레 19:14)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 당선인의 최우선 덕목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꼽았다. 하나님의 존재를 늘 의식하며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국정에 임해달라는 주문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많은 나라들은 지도자가 하나님을 경외하며 온전히 의지할 때는 흥했다. 하지만 지도자가 교만해지는 순간 어김없이 망하는 길로 접어들었다. 경외심의 또 다른 말은 자신을 철저히 낮추는 겸손한 마음이기도 하다.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당선인이 해결해야 할 급선무는 국민 대통합이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민심은 세대와 이념, 지역, 계층간 대립과 갈등, 반목으로 찢기고 갈라졌다. 비방과 설전, 흑색선전이 남긴 상처도 깊다. 팽팽한 접전을 벌이다 낙선한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들의 허탈감도 여느 선거때보다 크다.

교계 지도자들은 “서로 추구하는 가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박 당선인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상대를 포용하며 스스로 낮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빌 2:3)’ 사회, 함께 아우르고 화해하며 협력하는 사회를 만드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특히 지지자들의 목소리에만 귀기울이지 말고 상대 후보를 지지한 나머지 절반의 목소리도 경청해야 한다. 대통합의 첫걸음은 여기서부터다.

한국교회는 박 당선인이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길 기대한다. 선거 과정에서 내건 수많은 공약들을 임기 5년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길 원한다. 신뢰받는 지도자의 모습은 바로 이런 것이다. 한국교회는 특히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제안한 기독교 공공정책 과제에 대해 박 당선인이 약속한 사항들도 잘 지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계 지도자들은 “한국교회는 1200만 성도들과 함께 신임 대통령이 다윗과 같은 지도력으로, 솔로몬 같은 지혜로 나라를 이끌어가게 해달라는 기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매 순간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대통령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NCCK 총무 김영주 목사 “계층·지역·세대 하나되는 국민화합 힘써주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께 부탁드립니다. 후보시절의 자세를 잃지 말고 국민의 염원을 겸허히 경청하면서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기 바랍니다. 선거 과정에서 행한 공약은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선거에 승리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치부하지 말고, 성실하게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선거 과정을 통해 계층간, 지역간, 세대간 편이 나뉘었습니다. 모두 같은 국민으로서 하나 될 수 있도록 국민화합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사회에 산적한 현안들을 서둘러 처리하되, 최대한 민의를 수렴하고 민주적 절차를 충실히 지키기 바랍니다. 공평하고 객관적인 인사를 통해 가장 적합한 인재를 등용하기 바랍니다. 인사가 선거 과정의 논공행상을 다투는 장이 되지 않기 바랍니다.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군림 아닌 섬김의 자리에 설 때 국민의 존경받아”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당선인에게 당부드립니다. 대통령은 군림하는 자리가 아닌 섬김의 자리입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는 성경말씀처럼 예수님은 낮아짐과 섬김을 강조하셨습니다.

이는 모든 이들이 따라가야 할 길입니다. 높은 곳에 있을수록 낮아지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죄인들을 위해 낮아지신 예수님처럼 낮은 자리, 섬김의 자리에 설 때 모든 이의 존경을 받는 대통령이 되실 것입니다.

한기총은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 함께 2013년 부활절 예배를 평양에서 드릴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습니다. 2014년 WEA 서울총회 때도 세계 기독교지도자들과 함께 방북할 계획입니다. 통일을 더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한교연 대표회장 김요셉 목사 “국민과의 약속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 보여줘야”

박근혜 당선인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져야 할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습니다. 박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내건 공약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세금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도자라면 무엇보다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지도자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밝힌 기독교 관련 정책공약을 성실하게 지키는 데도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은 서로 지지하는 후보를 놓고 또다시 양분됐습니다. 새로 취임하는 박 당선인의 최우선 과제는 우리 사회를 대통합하는 일입니다. 서로 생각이 다르고 정치 노선이 다르더라도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큰 정치를 펴는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장총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바른 역사의식으로 남북통일 초석놓는 대통령 되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라는 것은 바른 역사의식을 가지고 독립 및 건국이념과 안보·민주화·경제성장의 주역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국방을 튼튼히 하고 공권력의 권위를 지켜주십시오. 소외된 자의 작은 목소리도 경청하고 애국 애족의 분명한 철학으로 민족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우리 한국장로교총연합회는 대통령의 권위를 성경에 입각해 존중합니다. 모든 권세가 하나님께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편견 없이 보수, 진보의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품으시기 바랍니다.

생명을 경시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이들에게는 사랑의 동기에서 과감히 권위를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전군신자화운동 등 민족정신문화 강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인지하셨으면 합니다. 문화, 사상, 경제, 복지에서 균형을 이루고 남북통일의 초석을 놓는 대통령이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