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베이너, 부자증세 ‘플랜B’ 제시

입력 2012-12-19 18:34

타결에 이르는 듯했던 미국 양당의 재정절벽 협상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18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이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부터 실시해 온 100만 달러 이하 소득자에 대한 세금 감면을 연장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플랜(plan) B’라고 지칭했다.

베이너 의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되도록 많은 납세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르면 이번 주 내 ‘플랜 B’를 하원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이날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11명도 베이너 의장의 증세안을 지지했다.

지난 14일 베이너 의장은 모든 계층에 대한 감세를 주장하던 기존 입장을 철회, 정부가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재정지출을 삭감하면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17일 오바마 대통령은 ‘4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 증세’안을 타협안으로 제시했다. ‘플랜 B’는 백악관의 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 측은 즉각 반발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베이너 의장의 방안은 중산층을 보호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걸로는 상원 통과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레이드 상원의원도 “공화당이 티파티의 눈치를 보느라 생산적인 논의를 하지 않는다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 시한인 올 연말까지 양당이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은 새해부터 정부지출이 대폭 삭감되고 세금은 오르는 ‘재정절벽’에 빠지게 된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