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차베스 죽으면 안되는데…” 베네수엘라 원조 중단 우려

입력 2012-12-19 18:34

암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건강을 가장 염려하는 사람들은 쿠바 국민일지 모른다. 쿠바에선 차베스가 숨지거나 하야할 경우 베네수엘라의 경제원조가 계속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0년 동안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쿠바는 원유를 기반으로 한 베네수엘라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다. 매일 11만5000배럴의 원유를 저가에 수입하고 저리로 돈을 빌린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액은 83억 달러 선으로, 쿠바의 해외 교역액(200억 달러) 전체에서 4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익명을 요구한 쿠바 경제학자는 “(베네수엘라의 지원 없이는)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쿠바인들은 소련이 몰락한 1990년대의 경제난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그들은 차베스가 사라질 경우 비슷한 어려움이 닥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차베스 없이도 두 나라의 밀월관계가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차베스의 ‘큰손’에 대한 베네수엘라 내의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대선에서 차베스와 맞붙었던 야권 후보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우리 자원을 아무렇게나 쓰지 않겠다”고 선언,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