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촉진 ‘속성닭’ 파문… 약물 18종 이상 투여, 패스트푸드업체 공급
입력 2012-12-19 18:35
성장촉진제 등 각종 약물을 투여해 키운 ‘속성닭’이 중국 내 KFC,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이나 일반 식당에 공급된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국영 CCTV는 산둥(山東)성 일대 농가들이 닭을 빨리 키우기 위해 24시간 내내 사료를 먹이는 것은 물론 성장촉진제 항생제 진정제 등 18종 이상의 약물을 투여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허베이(河北)성에서도 이 같은 방법으로 닭을 키웠다고 19일 폭로했다.
특히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덱사메타손은 효능이 뛰어나 3∼5일만 먹여도 닭의 체중이 500g 정도 불어난다. 덱사메타손은 동물 사육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대다수 농가가 이 약물을 투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하면 병아리가 불과 40일 만에 5㎏의 닭으로 성장하게 된다. 더욱이 농가들은 닭을 출하하기 전날까지 항생제 등을 투여했다. 이들 농가는 대형 육가공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속성닭’을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처럼 유해 약물을 투여한 닭이라도 관련 공무원에게 돈만 주면 동물검역합격증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CCTV는 도축장에서 시행하는 검역조사는 사육 기록을 바꾸는 편법으로 통과하며 실제 표본조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산둥성에 있는 류허(六和), 잉타이(盈泰) 등 회사는 이런 식으로 배양된 닭을 수매, KFC나 맥도날드 등에 공급했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결국 관련 행정기관의 책임”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유명 식품회사 ‘베이다황(北大荒)’이 홍콩에서 판매하고 있는 식용유에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이 유럽 기준의 7배나 함유된 것으로 나타나 홍콩에서 물의를 빚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