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르다”… 美 확산되는 총기규제 움직임
입력 2012-12-19 18:35
어린이 20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 난사사건 이후 미국에서 구체적인 총기 규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연방정부와 연방·주의회 등 정치권, 시민사회뿐 아니라 기업체들도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발생했던 총기 난사사건 때보다 반향이 훨씬 광범위하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움직임의 최전선에는 캘리포니아주가 있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 리랜드 이 의원은 반자동 연속 사격이 가능하도록 전환하는 장치를 총기 소유자들이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법안을 최근 상정했다. 이 의원은 또 매년 총기 소유자에 대한 신원 조회 작업을 의무화하고 총기 안전 규정을 강화하는 법안의 초안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상원의원은 총기 소유자가 법무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만 탄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캘리포니아주는 현재도 총기 규제가 엄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다른 주와 연방정부의 대응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민주당이 주도하는 총기 관련법규 강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그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민주당 소속 상·하원의원들이 새해 공격용 무기를 금지하는 연방법을 부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들의 노력을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총기업체는 ‘믿었던 큰손’의 변심에 큰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총기 산업에 거액을 투자해 온 사모펀드 ‘세르버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이번 사건에 사용된 총기를 제조해 온 업체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의 유통 체인 월마트는 총기 난사사건 이후 애덤 랜자(20)가 범행에 사용한 부시매스터 소총을 비롯한 반자동 소총을 모두 진열대에서 치웠다고 이날 CBS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유명 스포츠레저용품 산매 체인인 딕스스포팅굿즈도 전국 매장에서 반자동 소총을 팔지 않기로 했다. 딕스스포팅굿즈는 전국적인 애도기간이 끝날 때까지 사건이 벌어진 뉴타운 인근 매장에는 아예 총기류를 모두 철수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영화관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했던 콜로라도주에서 4명이 총기에 의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8일 새벽 콜로라도 주도 덴버에서 북쪽으로 약 50㎞ 떨어진 웰드 카운티 롱몬트 인근에 주차된 이동주택 안에서 30대 남성이 3명을 총으로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용의자가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수시간 만에 전 여자친구와 여동생 등을 살해한 뒤 자살했다고 밝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