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대통령 '위중… 한때 사망설

입력 2012-12-19 00:56

잘랄 탈라바니(79) 이라크 대통령이 뇌출혈로 쓰러진 뒤 병원으로 긴급후송됐으나 위중한 상태라고 BBC방송 등이 18일 보도했다.

탈라바니 대통령은 전날 의식을 잃고 쓰려져 바그다드의 마디나트 알 티브 병원으로 이송돼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이라크 대통령실이 밝혔다. 그러나 현지 쿠르드족 고위 소식통은 “대통령이 현재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그는 조만간 독일 등지로 이송돼 치료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부 외신은 탈라바니가 치료 중 숨졌다고 보도해 그의 사망 여부를 둘러싸고 한때 혼선이 빚어졌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오후 9시46분(한국시간) 현지 TV방송인 바그다드채널 보도를 인용해 탈라바니 대통령이 사망했다고 긴급기사로 타전했다. 바그다드채널은 “탈라바니가 바그다드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라크 대통령실은 국영 이라키아 방송을 통해 탈라바니 대통령 상태는 안정적이며 사망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현지의 한 지방 방송에서 탈라바니 대통령이 사망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고 말했다.

최초의 쿠르드족 출신 이라크 대통령인 탈라바니는 이라크의 정치 위기 상황에서 핵심 중재 역할을 맡아왔다. 쿠르드족 분리독립 운동을 하다 쿠르드애국동맹(PUK)을 창설한 뒤 사담 후세인 정부에 대항하는 무장투쟁을 이끌었다. 후세인 축출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임시정부의 주요 구성원으로 참가했고, 2005년 이라크 과도정부 인선에서 전후 이라크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