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말∼조선 초 온전한 유골 30여구 발견… 제주시 애월읍 금성리 분묘

입력 2012-12-18 22:17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동묘역이 제주에서 발견됐다. 이곳에서는 거의 온전한 상태의 유골 30여구가 발견돼 유전자학 분석에 획기적인 자료로 제공될 전망이다.

제주고고학연구소는 제주시 애월읍 금성리의 매장 분묘 유적지 200㎡에 대해 지난 7월말부터 최근까지 발굴조사를 벌여 토광묘 20기, 석곽묘 1기 등 분묘 21기에서 거의 온전한 형태의 유골 21기를 발굴했다고 18일 밝혔다. 제주고고학연구소는 지난해에도 인근 100여㎡를 대상으로 발굴조사를 해 온전한 형태의 유골 11구를 포함해 청자대접, 분청사기 등을 얻었다.

올해 발굴된 유골은 어른 3∼4구이고, 나머지는 영·유아 또는 어린이로 추정됐다. 유골이 발굴된 곳은 해안에서 직선거리로 200m쯤 떨어진 모래 언덕으로 회색의 순수 모래층이 퇴적돼 있다.

제주고고학연구소 강창화 소장은 “시신을 안치한 뒤 모래를 덮어 무덤 봉분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모래가 알칼리성이어서 유골이 썩지 않고 오래 잘 보존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재현 동아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의 다수의 유골이 거의 완전하게 남아있는 분묘가 발견된 것은 국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