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반 애들이 다 죽었어…” 美 총기난사 사건 교실서 극적 생존, 정신적 충격 걱정

입력 2012-12-18 19:44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의 첫 번째 장례식이 17일(현지시간) 각각 엄수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장례식의 주인공은 노아 포즈너(6)군과 잭 핀토(6)군이다. 채 자라나지도 못한 새싹의 죽음 앞에 가족과 친구들은 오열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이 중 한 명인 잭은 미식축구 팀인 뉴욕 자이언츠의 팬이었다. 잭이 가장 좋아한 선수는 빅터 크루즈로, 잭은 평소 크루즈를 “영웅”이라고 불렀다. 이 말을 들은 크루즈는 16일 열린 애틀랜타 팰컨스와의 경기에 나서 ‘잭 핀토, 나의 영웅’ ‘잭 핀토, 이건 너를 위한 거야’ 등의 문구를 쓴 글러브와 스파이크를 끼고 나와 소년 팬을 추모했다.

이 사건의 희생자는 사망자 28명에 그치지 않는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고통과 불면에 시달리고 있다. 이 중 노아의 쌍둥이 누이인 애리얼양은 당시 다른 교실에 있었기에 화를 면했다. 샌디훅초교는 이들의 입학 당시 숙고 끝에 둘을 다른 반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ABC방송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6세 소녀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 어린이는 참사가 일어난 교실에서 유일하게 총격을 면한 경우다. 시체 속에 숨어서 위기의 순간을 넘긴 소녀는 모든 일이 끝난 뒤 엄마에게 “나는 괜찮아. 그런데 우리 반 애들이 전부 죽었어”라고 울면서 말했다고 한다.

사건을 직접 보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3분여간 총소리를 들으며 숨어 있어야 했던 기억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1999년 일어난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 생존자로 누이동생을 잃었던 크레이그 스콧(29)은 “우리 가족은 지속적으로 분노와 슬픔에 시달려 왔다”며 “아버지는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에서 한동안 벗어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었던 만큼 지나친 죄책감을 가지지 말 것을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