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날] 거래소 방문 “5년내 코스피 3000 시대 꼭 열겠다”… 박근혜 24시
입력 2012-12-19 00:25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8일 경남 창원에서 출발해 부산·대전을 찍고 서울로 입성하는 ‘경부선 상행선’ 유세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늦은 밤까지 이어진 유세를 통해 박 후보는 어머니의 리더십으로 정권교체를 넘어선 시대교체를 이루고 경제·안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하이라이트는 저녁 서울 유세였다. 박 후보는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교체는 실패한 참여정부로 되돌아가는 것일 뿐”이라고 공격한 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중산층 70%’의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붉은 색 목도리와 태극기로 무장한 3만여명의 지지자들은 ‘대통령 박근혜’를 연호하며 화답했다.
박 후보는 그간의 선거운동에서 대선 공약으로 전면에 내세워 온 정치쇄신, 경제민주화, 국민대통합 화두를 요약해 다시 설명했다. 그는 “국정 현안을 야당과도 상의하고 대화와 타협이 함께 가는 국정운영을 펼칠 것”이라면서 “역대 정부가 이루지 못했던 국민대통합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했다. 또 “우리 사회의 끊어진 ‘기회의 사다리’를 다시 연결하고 거대 자본이 골목 상권에 진입하는 것을 막겠다”며 경제민주화 구상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어머니 같은 리더십으로 지역·계층·세대를 넘어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겠다”고 했다.
유세 도중 막판 표 집결 최대화를 위한 새 공약이 발표되기도 했다. 박 후보는 “하사관 증원을 통해 임기 내 군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대 접전지인 수도권에서 취약 계층인 젊은 층 표심에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학생들에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여성대통령이 나오면 여성에 대한 편견이 무너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박 후보는 오전 서울에서 두 개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세 곳의 지방 거점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와 자정 무렵까지 유세를 이어갔다. 이상일 대변인은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기간 22일 동안 전국 101곳을 찾았다”며 “1만㎞를 뛰는 강행군으로 광장에서, 시장에서, 노변에서 국민을 만났다”고 밝혔다. 오전 8시30분쯤 서울 삼성동 자택을 출발한 박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에 임하는 마지막 결의를 전한 뒤 곧바로 인근 한국거래소로 이동했다.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 후보가 꺼낸 화두는 ‘경제성장’이었다. 박 후보는 거래소 관계자들에게 “5년 안에 ‘코스피 3000시대’를 꼭 열겠다”면서 “지금 주가가 2000이 됐는데 3000시대까지 가려면 새 일자리와 성장동력,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세계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지만 어쨌든 (경제를) 살려내서 돈이 돌게 해야 한다. 주식시장도 활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제위기에 강한 대통령 후보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곧바로 이번 대선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부산·울산·경남(PK)으로 이동했다. 경남 창원에서 유세를 마친 박 후보는 문 후보 고향인 부산으로 이동했다. 김무성 총괄성대본부장은 박 후보 도착 전 사전연설에서 거친 말로 야권을 공격하며 유세 현장의 열기를 달궜다. 김 본부장은 “문재인·이정희·심상정·안철수의 ‘4각 연대’ 정권이 탄생하면 대통령은 문 후보가, 이 전 후보는 법무부 장관, 심 전 후보는 복지부 장관, 민노총이 노동부 장관, 안철수는 팽(烹)당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김정일에게 잘 보이려고 미국을 패권주의라고 욕했듯이, 정신 나간 노무현 정권의 2인자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 김정은에게 똑같은 짓을 할 것”이라고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노 전 대통령과 문 후보를 비난했다. 이어 연설대에 오른 박 후보는 “부산을 진정한 해양수산수도로, 영화금융산업도시로 만들 후보 과연 누구인가”라며 PK 지역 표심을 자극했다. 대전을 거쳐 서울로 돌아온 박 후보는 지하철을 타고 명동에서 동대문시장까지 이동하며 저인망식 유세를 펼쳤고, 자정 무렵 건국대 앞 거리 유세를 마치고 귀가했다.
창원·부산=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