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날] “투표 적중률 높여라” 방송 3사, 첫 대선 공동 출구조사
입력 2012-12-18 19:31
선거방송의 백미 중 하나는 투표 종료와 동시에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다.
특히 19일 치러질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경우 그간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간에 박빙의 승부가 계속돼 왔기에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유권자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18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에 따르면 이들 방송사는 코리아리서치센터 등 3개 여론조사업체에 의뢰해 대선 사상 처음으로 공동 출구조사를 실시한다. 조사는 오전 6시∼오후 5시 전국 360개 투표소에서 투표자 8만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투입 조사원은 약 1800명이다.
조사 대상은 방금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 기준으로 매 6번째 투표자다. 조사원이 수거함을 들고 직접 투표자에게 조사지를 나눠주는 무기명 조사방식 ‘밸럿 메서드(Ballot Method)’가 사용된다. 조사는 투표소로부터 50m 떨어진 지점에서 이뤄진다. 투입되는 예산은 총 10억원 수준이다. 결과는 오후 6시에 발표된다.
방송 3사가 이처럼 공동 출구조사를 하기로 한 데는 방송사 간 소모적 경쟁을 줄이고 예측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방송사들은 2010년 3월 한국방송협회 산하에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를 만들어 2010년 지방선거와 지난 4·11 총선 등에서 공동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방송협회 손계성 정책실장은 “과거 출구조사 때보다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가장 조사 경험이 많은 회사 3곳에 의뢰했고,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교수들의 자문을 받았다”며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출구조사의) ‘디자인’을 구축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적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방송사들은 그동안 대선·총선·지방선거 등이 실시될 때마다 예측조사치를 내놨지만 실제 결과를 맞힌 적은 별로 없었다.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어긋나는 조사 결과 때문에 혼란스러운 기분을 맛봐야 했다.
예컨대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방송사들은 원내 1당을 새천년민주당으로 예측했지만, 실제 다수당이 된 건 한나라당이었다. 2007년 대선 예측도 엇나갔다.
방송사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과반 득표율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당시 이 후보의 실제 득표율은 48.7%였다. 올 4·11 총선에서 방송 3사는 정당별 예상 의석수 최소∼최대 범위를 20석 이상 넓게 잡으며 위험 부담을 줄이려 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예상 의석수를 비슷하게 내다봤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민주통합당을 25석이나 앞선 새누리당의 압승이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