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날] ‘뉴스 댓글’ 유권자 표심에 어떤 영향 미칠까
입력 2012-12-18 19:32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 국민들은 각종 정치 이슈에 대한 여론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을까. 네티즌들이 정치성향에 따라 기사 댓글을 통한 여론 판단을 다르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일부 이용자나 ‘댓글 꾼’의 의견이 마치 전체 여론인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가 최근 한국전자거래학회지에 발표한 ‘정치성향이 뉴스 댓글 인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들은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정치 성향과 반대되는 언론사 기사의 댓글이 전체 여론과 가깝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인터넷 기사를 자주 보는 직장인과 대학생 103명에 대한 설문조사로 이뤄졌고, 보수·진보 언론매체 2곳씩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총 13개 문항을 통계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분석했다.
조사결과 인터넷포털 기사에 달린 댓글에 대한 인식은 정치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포털별 댓글의 논리성과 사회 영향력 등을 묻는 질문에 보수 성향 네티즌은 네이버와 다음에 올라온 기사의 댓글 차이가 별로 없다고 봤다. 그러나 진보 성향 네티즌은 다음에 달린 댓글이 네이버보다 더 이성적이고 여론을 잘 반영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 교수는 “다음은 아고라 등 토론 공간을 통해 댓글이 확산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다만 “사회 주류로 인식되는 보수 성향의 네티즌도 진보 언론 기사에 달린 댓글이 전체 여론인 것처럼 보고 있다”며 “사회가 진보화돼 가는 것에 대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사 댓글의 정보 정확도를 묻는 문항에서는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확인하고 자신의 의견을 결정하는 데는 댓글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가 여론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NS에 글을 올리는 이용자는 일부인데 이들의 의견이 전체 여론인 것처럼 확대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댓글 꾼’이 작성하는 댓글들도 전체 여론을 판단하는데 방해 요소다.
김택환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는 18일 “이번 대선에서도 보수·진보 두 진영을 막론하고 SNS를 통한 흑색선전이 난무했다”며 “SNS의 신뢰도가 많이 추락했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