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 ‘유테카’를 아시나요
입력 2012-12-18 21:29
이번주 전국의 초·중·고교가 방학에 들어간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방학과 동시에 자녀들을 학원가로 내몬다. 떨어지는 과목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잘하는 과목은 선행학습을 시켜 좀더 높은 성적을 얻게 하기 위해. 아직 학원을 정하지 못한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거리게 마련이다. 동네에서 ‘엄친딸’을 키우고 있다고 소문난 김소연(44·서울 압구정동)씨는 주변 엄마들에게 ‘좋은 학원 소개시켜 달라’는 요구를 귀찮을 만큼 많이 받는다. 그는 그때마다 의외의 답을 내놓곤 한다.
“청소년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 오픈 플랫폼인 ‘유테카’에 입문시키라고 하죠. 그러면 다들 뜨악해합니다. 그렇지만 꼭 권하고 싶습니다.”
김씨는 입학사정관제가 생기면서 자녀들에게 ‘스펙’을 만들어주기 위해 엄마들이 발품을 팔지만 시행착오를 많이 겪게 마련이라며 유테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청소년들을 위한 플랫폼인 유테카를 알게 된 것은 그의 딸 권민혜(17·한국외국인학교 12학년)양을 통해서다. 유테카 홍보대사로 발벗고 뛰는 김씨의 권양을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CCMM 빌딩에서 만났다.
권양은 세계적 지식공유 네트워크 TED의 인증을 받아 2010년부터 국내청소년들을 대상으로 ‘TEDx 유스서울’을 개최해오고 있는 당찬 청소년이다. 막상 인증을 받았지만 연설자를 선발하고 청중을 모으는 일이 큰 걱정이었다는 권양은 “유테카에 올리자 연설자와 청중들은 물론 행사를 돕겠다는 자원봉사들의 연락이 쏟아져 들어왔다”고 했다. 기술 오락 디자인의 첫 글자를 딴 TED는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퍼뜨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를 주제로 자기 의견을 발표하는 국제 컨퍼런스다. 내년 2월 3일 ‘한
국사회에서 우리들이 지지하고 싶은 가치들은’을 주제로 열리는 ‘TEDx 유스서울’ 제4회 컨퍼런스 행사도 유테카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유테카는 2009년 국내 고교생 9명이 만든 국제적인 청소년동아리교류클럽이다. 다양한 비교과활동으로 해외 유명대학 입학사정관제를 통과해 진학한 이들이 후배들을 위해 국내외 특별활동을 한데 모아 놓은 커뮤니티다. 2010년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글로벌청소년 특별활동엑스포도 개최해 오프라인으로까지 활동을 확대하기도 했다.
원년멤버들에 이어 2기 멤버까지 해외 대학에 진학하면서 유테카의 활동이 느슨해지자 올해 초부터 주변의 뜻있는 어른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유테카 초기부터 웹 제작과 관리를 도와주며 멘토 역할을 해 온 비전 네트워크 한동준 대표를 비롯해 각계의 유명인사 30명이 멘토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
한 대표는 “청소년들이 내면에 숨겨진 열정을 표현하며 자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곳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국내 현실”이라면서 청소년들에게 도전목표와 기회를 제공하는 유테카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멘토들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어른들이 힘을 보태면서 유테카의 내용은 훨씬 알차졌다. 우선 영어로만 서비스되던 내용이 올10월부터 한글 서비스도 지원돼 국내 청소년들의 참여가 쉬워졌다. 또 다양한 주제와 관련된 공모전, 콘테스트, 어워드 등의 기회가 마련됐다. 현재 유테카에선 환경부장관상, 국토해양부장관상 등을 주는 ‘환경사랑을 위한 나만의 활동과 아이디어 공모전’ 및 ‘땅사랑 물사랑 포토 스토리 공모전’, 이윰액츠에서 주최하는 ‘창조적 자화상 발견 챌린지’, 사단법인 밝은청소년에서 주최하는 학교 폭력 방지를 위한 ‘허들링 캠페인 플래시몹 챌린지’, 환경정보평가원 주최 ‘청소년 환경 토론회’,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국제환경기술연구소 주최 ‘한국 환경 조사 대회’ 등 다양한 공모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유테카 멘토들이 자발적으로 후원하는 총 1000만원의 ‘유테카 장학금’이 모든 공모전과 활동에 부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유테카는 올11월 현재 90여개국 4000여 중·고등 학교, 10만여 명의 청소년 회원들이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