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날] 역대 시간대별 투표율 추이 분석해보니… 오후 투표율 상승폭에 승패 달렸다
입력 2012-12-18 21:49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오후’의 반전 드라마는 재연될 것인가.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대통령 선거일에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오전까지만 해도 전국 평균 투표율을 밑돌던 서울 지역 투표율이 오후에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 지역 투표율은 오전 11시 22.1%를 기록해 전국 평균 24.5%보다 2.4% 포인트 낮았다.
하지만 오후에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활용한 투표 독려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서울의 최종 투표율은 71.4%까지 치솟았다. 전국 투표율(70.8%)을 웃도는 수치다. 그 결과 서울에서 강세를 보인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승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당시 한나라당은 오전 투표율이 낮은 것을 보고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가 오후에 갑작스런 투표율 상승으로 분루를 삼켰다.
이번 대선에서도 투표율이 막판 승패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전국 투표율을 기준으로 70%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6대 대선처럼 70%를 넘으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유리하고, 17대 대선(63%)처럼 60%대에 머물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6대와 17대 대선의 시간대별 투표율 추이를 보면 대체로 오전에 낮았다가 점심시간대에 정점에 이른 뒤 다시 오후에 낮아지는 패턴을 보였다. 따라서 최종 투표율이 70%에 도달하느냐의 관건이 되는 시간대는 오전 11시∼오후 1시라고 할 수 있다. 점심시간을 전후해 투표율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16대 대선의 경우 17.4% 포인트 상승했고, 17대 대선 때도 14.9% 포인트 올랐다.
역대 대선을 보면 오후 1시 투표율이 40%대에 진입해야 최종 투표율이 70%를 넘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6대 대선 때 오후 1시 투표율은 41.9%였고 17대 대선 때는 36.7%였다.
따라서 박 후보와 문 후보 캠프 모두 주요 지역별 19일 오전 시간대 투표율을 지켜본 뒤 오후에 지지층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총동원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이른바 ‘카·페·트’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돼 있어 투표참여 캠페인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선거일에 강추위가 예보돼 있어 투표 독려가 실제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18일 “출구조사 결과를 보지 않고도 12시까지 투표율을 보면 전체 투표율과 후보별 유·불리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