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요르단서 ‘현지인 사역자’ 양성 유학종 목사] “무슬림 선교는 무슬림이 맡아야 탈 없어요”
입력 2012-12-18 18:55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남쪽으로 32㎞정도 떨어진 마다바(Madaba). 성경에 메드바로 등장하는 이 도시는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한 이후 정복한 도시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서 나하다순복음교회를 섬기며 현지인 사역자 양성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유학종(43) 목사를 지난 14일 만났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선교회가 2007년 파송한 그는 5명의 현지인 신학생을 후원·양육하고 있다.
유 목사는 “직전 사역자가 무슬림과 접촉했다는 등의 이유로 2008년 추방되는 등 중동에서는 외국인 사역자에게 제약이 많다”며 “무슬림은 물론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현지인이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법적, 인종적 제약 없이 교회가 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현지인 사역자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하다순복음교회는 현재 5명의 현지인을 요르단복음주의신학교(ZETT)에 보내 교육하고 있다. 시리아인 레이알리 마야(30·여)씨는 교회의 후원으로 신학교를 졸업한 뒤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중이다. 나머지는 4학년에 2명, 2학년과 1학년에 각각 한 명씩 재학 중이다.
교회는 매년 2500디나르(약 350만원)의 장학금을 마련해 연 2회 학생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장학금 재정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선교회와 5명의 후원자로부터 지원받고 있지만 넉넉하진 않다. 유 목사는 “장학금 지급 시기마다 재정의 압박을 느끼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하나님께서 채워주고 계시다”며 “섬김을 통해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는 마야씨는 “시리아 내전이 끝나면 남편과 함께 시리아에 들어가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꿈”이라며 “신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한국의 복음주의 신앙을 훈련시켜 준 교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학석사과정 입학을 앞두고 있다.
나하다순복음교회의 성도들은 모두 현지인이다. 현재 요르단인과 시리아인 등 현지인 70여명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으며 한인 성도는 한 명도 없다. 교회는 현재 성도들을 통해 50여 시리아난민 가정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
유 목사는 마다바 지역으로 피난 온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기도와 함께 후원해 줄 것을 부탁했다. 유 목사는 “북부 국경지대에는 전 세계의 구호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마다바처럼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난민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현지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나아가 이들이 참 믿음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마다바(요르단)=글·사진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