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불편한 몸값 90만 달러… 한화 이브랜드 계약 논란

입력 2012-12-18 18:47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외국인 선수는 ‘로또’로 불린다. 새로 데려오는 선수가 국내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스카우트가 꼼꼼하게 조사한 뒤 데려왔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는 경우도 있고, 선수 경력이 그다지 화려하지 않아 큰 기대를 안했는데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한다. 한마디로 ‘운’이라는 것이다.

프로야구는 프로농구나 프로배구에 비해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잘 고른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데 있어서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에 구단들마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선발에 고심중이다. 구단들 모두 투수로만 엔트리를 채울 예정인 가운데 SK, 롯데, 넥센, 한화가 계약을 마쳤다.

넥센은 올 시즌 원투펀치로 활약한 브랜든 나이트, 앤디 밴 헤켄과 일찌감치 재계약을 마무리했다. SK는 왼손 투수인 더그 슬래튼과 크리스 세든을 영입했고, 에이스 쉐인 유먼과 재계약한 롯데는 17일 우완 스캇 리치몬드로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또 김응용 신임 감독이 직접 외국인선수를 물색한 한화는 메이저리그 경력의 좌완 대나 이브랜드와 계약한 뒤 데니 바티스타는 그대로 잔류시키기로 했다.

올 시즌을 마친 후 브라이언 고든을 내보낸 삼성은 18일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를 영입했다. 잔류시킬 것으로 알려졌던 미치 탈보트는 팔꿈치 정밀 검진 결과를 보고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외에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와 계약하지만 스캇 프록터는 내놓았고, KIA는 헨리 소사와 앤서리 르루를 잔류시킬 것으로 보인다. LG도 벤자민 주키치와 레다메스 리즈와 재계약할 방침이다. 신생 구단이라 외국인 선수 3명을 뽑을 수 있는 NC는 현재 최종 후보를 압축한 뒤 검토중이다.

한편 한화와 이브랜드의 계약 조건을 계기로 외국인 선수 몸값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화는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 등 총액 30만 달러(약 3억2000만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이브랜드가 한화에서 보장금액만 67만5000달러를 받고 성적에 따른 보너스로 22만5000달러를 더 가져갈 수 있어 최대 9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화는 보도를 부인했으나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한 외국인 선수의 첫 연봉 30만 달러는 사실상 사문화된지 오래라는 게 야구계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유명무실해진 규정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