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자 중과세 프랑스… 돌아오는 작가, 떠나는 국민배우
입력 2012-12-17 18:52
프랑스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소설가 미셸 우엘벡(54)이 세금 망명을 떠났다 거꾸로 프랑스 복귀를 결정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의 이중 국적 신청에 이어 고소득자들이 줄줄이 세금을 안 내려고 국적을 바꿔 지탄을 받는 가운데 나온 이례적 결정이다. 같은 날 부자 증세를 피해 외국으로 떠났던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는 국적 포기를 선언했다.
아일랜드로 떠났던 우엘벡은 “돈이 중요하다고 말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일상생활에서 모국어로 말하고 싶은 것이 이번 결정의 핵심 이유”라고 프랑스로 복귀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연간 100만 유로 이상 고소득자에게 75%의 세금을 물리기로 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조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1994년에 첫 작품을 발표한 우엘벡은 2010년 ‘지도와 영토’로 프랑스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그는 노골적 성애 묘사와 더불어 인종차별, 사회주의, 페미니즘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 의식을 드러내 논쟁적 작가로 평가돼 왔다.
반면 부자 증세 때문에 벨기에에서 주택을 구입했다가 비난을 받은 드파르디외는 이날 프랑스 국적을 포기했다. 장 마르크 아이로 프랑스 총리가 “외국으로 세금 망명을 가는 사람은 가난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더 부유해지려고 가는 것”이라며 “납세는 사회 연대와 애국심을 보여주는 행위인데 드파르디외의 행동은 참으로 애처롭다”고 프랑스 2TV에서 공개 비판한 뒤 4일 만에 나온 결정이다. 드파르디외는 한 주간지에 보낸 공개 답장에서 “모욕을 당했다. 프랑스 여권을 반환하고 국적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