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 종말론 신봉자 초등교 칼부림… 30대 남자 난입 흉기 휘둘러 초등생 22명 부상

입력 2012-12-17 18:51
중국 허난(河南)성 광산(光山)현에서 지난 14일 30대 남자가 한 초등학교에 난입한 뒤 흉기를 휘둘러 20여명이 부상했으나 당국이 이 사실을 숨겨 물의를 빚고 있다.

광산현 선전부는 이날 낮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건 소식을 올리면서 15일 오전 9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14일 저녁 무렵 홈 페이지에 올린 사건을 삭제하면서 기자회견도 취소한다고 밝혔다. 광산현은 그 뒤 이틀 동안 함구령을 내리고 사건 공개를 막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이 사건으로 초등학생 22명이 부상하고 주민 1명이 위독한 상태다. 학생들은 주로 얼굴과 머리를 다쳤고 두개골이 파열되거나 가슴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올해 36세인 피의자 민잉쥔(閔應軍)은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그가 지구 종말론에 심취해 있었다고 밝혔다.

민잉쥔은 사건 당일 아침 원수(文殊)향 천펑(陳棚)촌에 있는 학교 근처 민가에 들어가 집주인에게 중상을 입힌 뒤 요리용 식칼을 빼앗아 학교로 향했다. 그는 학교 내 1층에서부터 3층까지 돌아다니며 마침 청소 중이던 학생들을 향해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한 학생 어머니는 “현장이 너무 처참해 눈뜨고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건은 관영 신화통신이 16일 오후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신화 기자가 취재에 나섰을 때 학교는 핏자국을 물로 청소한 상태였고 당직자는 “간부가 외출 중이라 비밀번호를 모른다”며 당시 상황이 녹화된 CCTV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유리창이 깨지고 교과서와 책걸상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광산현에서는 학교 내에서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지난 1년 사이에 세 차례나 발생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