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신문 “범인 모친은 종말론 신봉”

입력 2012-12-17 18:51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범인 애덤 랜자(20)의 것으로 보이는 탄창 30여개와 총알 수백발이 발견됐다고 16일(현지시간) 코네티컷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발생 장소에) 많은 탄창과 장전된 총알 세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14일 오전 9시30분쯤 학교에 들어온 범인은 35분부터 총기를 난사하기 시작, 교실 두 곳에서 3분여에 걸친 대량 학살극을 벌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40분에 학교로 진입했고, 이 무렵 애덤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대해 대니얼 맬로이 코네티컷 주지사는 “범인은 경찰이 학교에 진입하자 자살했다”면서 “그는 경찰이 오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의 무기를 감안했을 때 경찰이 조금만 늦었다면 미 역사상 유례없는 대형 참사로 번졌을 개연성이 충분했다는 것이다.

범행 동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유서나 메모 등 사건의 실마리가 될 만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은 경찰이 애덤의 집에서 본체가 부서진 컴퓨터를 발견,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컴퓨터는 범행 당일 애덤이 직접 부순 것으로 보인다. 친구가 없는 외톨이로 조용한 성격을 가진 ‘게임광’이었던 애덤의 성향을 감안하면, 그가 게임과 현실을 혼동한 나머지 즉흥적으로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영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번 사건의 첫 번째 희생자인 범인의 모친 낸시(52)가 종말론에 빠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애덤의 고모 마샤(57)에 따르면 낸시는 문명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믿고 식량과 무기를 비축하는가 하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사격 훈련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웃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총을 보여줬고, 두 아들 라이언(24)과 애덤에게도 사격 훈련을 시켰다. 애덤은 범행 당일 아침 잠을 자는 어머니를 4번에 걸쳐 저격해 살해한 뒤 차를 몰고 인근 초등학교로 달려간 것으로 추측된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