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 SNS로 뭉쳤다… 경영진 교체 등 실력 행사

입력 2012-12-17 18:45

그동안 침묵하던 소액주주들이 인터넷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똘똘 뭉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경영진 교체 요구 등 제 목소리를 내며 실력행사를 하고 있다.

대표적 소액주주 커뮤니티 사이트인 네비스탁에는 17일 현재 3만4202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이들은 보유종목별로 361개 주주경영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지분율 5%를 넘어 해당 기업의 의결에 영향을 미치는 종목만 103개에 이른다. 지분율 30% 이상 종목도 16개나 된다.

특히 ‘MB 테마주’로 주목을 받다가 상장폐지된 정보기술(IT)업체 씨모텍은 소액주주 회원 1714명이 전체 지분 64.72%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소액주주들은 기업의 감자를 저지하거나 부실 책임을 물어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 실력행사에도 나서고 있다. 소액주주 389명은 지난 5월 상장폐지된 비앤비성원 경영진과 7개월에 걸친 법정다툼 끝에 지난달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을 전원 해임했다. 새 이사와 감사는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인물로 채워졌다.

올 초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됐던 삼양옵틱스의 경우 거리시위까지 하며 상장폐지를 막았다. 삼양옵틱스는 소액주주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6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삼양옵틱스는 올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코스닥 상장사 국보디자인의 주주총회에서 사측을 누르고 소액주주가 추천한 후보가 감사로 선출됐다. 엔티피아와 대국 등에서는 사측이 결정한 무상감자 비율을 대폭 낮춰 주주피해를 막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보와 의견이 빠르게 공유되면서 소액주주들이 조직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소액주주 의결권 대리행사 방식이 온라인·SNS를 기반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